[청년이 희망이다/창업가 키우는 글로벌 공대]OLED 등 기업 7개 세워 특허도 100건 넘게 출원
옛 서독 지역인 프라이부르크 출신의 카를 레오 드레스덴공대 광전자학과 교수(56·사진)는 통일 직후인 1993년 옛 동독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간파하고 드레스덴공대에 정착했다. 2001년 제자들과 함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기업 노발레드(Novaled)를 설립했고 2013년 8월 제일모직(현 삼성SDI)에 넘길 때까지 회사 가치 2억6000만 유로(약 3000억 원)의 기업으로 키웠다. 노발레드는 지난해 매출액 659억 원, 당기순이익 329억 원을 올렸다.
레오 교수는 13일 드레스덴공대의 한 회의실에서 기자와 만나 “통독 후 드레스덴의 성장은 두 가지 요소에 힘입은 것”이라고 말했다. 동독의 체제 전환으로 갑자기 일자리를 잃은 절박한 상황에서 창업해야 했던 옛 동독 과학자들의 ‘헝그리 정신’과 작센 주 정부의 적극적인 연구개발 및 창업 지원이 바로 그것이다.
물리학 박사인 레오 교수는 전공인 기초과학 연구에 국한하지 않고 OLED, 태양열 등의 분야에도 진출해 성공한 ‘창업 스타 교수’ 가운데 한 명이다. 노발레드를 포함해 태양열 기술 기업인 헬리아테크 등 모두 7개 기업을 세웠다. 그는 “물리학 연구의 70%는 기초과학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레이저, 센서, 디스플레이 등 매우 실용적인 분야도 물리학의 연구 대상이다. 기초과학에도 무궁한 창업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허만 100건 이상 출원한 레오 교수는 현재 30명 이상의 박사 과정 학생 및 연구원들과 일하고 있다. 200명이 넘는 박사를 길러 냈고 이 가운데 10%는 창업해서 중소기업 사장이 됐다. 지금은 직접 연구하기보다 제자들이 연구할 주제를 정하거나 연구팀을 만들어 주는 멘토 역할을 한다. 레오 교수는 창업팀을 구성할 때는 아이디어와 실행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창의적인 사람이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실무 능력을 갖춘 사람이 기술을 개발하고 나머지 한 사람은 개발한 기술을 가지고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레오 교수는 “눈에 보이는 뭔가를 만들고 싶어 적극적으로 창업에 나서게 됐다”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에 내 기술이 어딘가 반영돼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그의 연구실에서는 한국 학생 4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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