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사업권 재승인을 받지 못해 매장 문을 닫은 롯데와 SK네트웍스는 재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두 곳 모두 오랜 기간 면세점을 운영한 경험과 판매 시설, 운영 시스템 등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최신원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27일 SK네트웍스는 최근 워커힐면세점 투자 계획을 논의하는 이사회에서 최 회장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반드시 특허를 되찾아 오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지난해 면세 특허를 잃은 후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지만 ‘공격 경영으로 정면 승부하라’고 강조했던 선친(최종건 SK그룹 선대 회장)의 철학을 되새겨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워커힐면세점을 다시 열면 호텔과 면세점을 합쳐 3년 내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SK네트웍스는 시내면세점 재도전을 위해 기존 워커힐면세점 사업부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인천공항 물류센터와 전산처리 시스템 등을 올해 상반기 두타면세점에 매각했지만 면세사업부 내 담당 인력은 그대로 유지하며 사업권 재탈환을 준비해왔다.
롯데면세점은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식해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응찰을 위한 작업을 치밀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6112억 원을 올린 월드타워점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영업을 하고 문을 닫은 상태다. 애초 연말에 발표될 면세사업자 선정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지만 6월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되면서 사업권 재탈환은 안갯속에 빠졌다.
롯데면세점은 계열사 사업이 그룹 수사와 연계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국내 면세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서 브랜드 협상력과 가격 경쟁력 등을 갖췄다는 이점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영업매장, 물류센터, 전산시스템, 전문 인력 등을 이미 확보하고 있어 안정적으로 사업을 꾸릴 여건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는 점도 강조할 예정이다.
○ 입지 선정도 ‘쉬쉬’하는 도전자들
재도전에 나선 현대백화점그룹은 일찌감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후보지역으로 최종 선정하고 입찰 참여 의사를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차 사업자 선정에만 참여하고 2차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은 도심공항터미널과 가까운 입지로 관광객의 쇼핑이 편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관광객들을 고려해 강남지역에도 면세점이 들어서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HDC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밝힐 뿐 구체적 전략은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HDC신라면세점의 경우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있는 아이파크타워를 사실상 후보지로 확정하고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나 영등포 일대를 유력한 후보지역으로 고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을 제외하고 나머지 업체들은 입찰 참여 여부조차 확실히 밝히지 않고 있다. 특히 지속적인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 신규 면세점 사업자들은 입찰 참여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신규 면세점 가운데서도 매출이 뒤처지는 업체들은 입찰 참여 여부를 밝히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두타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는 “아직까지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며 유보적 반응을 보였다. 이랜드그룹도 마지막까지 입찰 참여를 고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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