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아이디어를 사업으로…창조경제타운 3주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8일 16시 25분


초등학교 1학년인 정호진 군은 안 써서 버려져 있던 전동칫솔을 보면서 계란 믹서기로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 엄마와 계란 요리를 할 때 일반 거품기로 여러 번 휘저었던 경험이 떠올라서다. 얼마 후 정 군은 엄마와 함께 창조경제타운 어린이 3D 활용 경진대회에 참가해 '전동 계란 거품기'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제작했다. 이 제품은 선행기술 조사지원 등을 거쳐 최근 특허 출원까지 마쳤다.

대학생 이강준 씨는 침대 낙상사고로 아픈 외할머니를 간호하던 중 '모양이 변하는 지팡이'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상황 변화에 따라 지팡이와 보행보조기구인 보행기 형태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 씨의 아이디어는 온라인 멘토링과 서울혁신센터의 6개월 챌린지 플랫폼 사업을 거쳐 'Easy팡이'라는 이름으로 제품 판매를 앞두고 있다.

또 마이크와 스피커를 모두 이어폰 속에 삽입해 귀로 말하고 듣는 유무선 이어셋인 '이어톡'도 제품으로 출시됐다. '음성→목과 연결된 입 내부→이관→고막→귀'로 연결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시끄러운 장소에서도 외부 잡음 없이 통화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칫솔에 실리콘 양치질 컵을 달아둔 제품, 다목적 기능성 식물재배기 등도 생활 속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창조경제타운을 통해 제품으로 선보였거나 사업화를 추진 중인 것들이다.

창조경제타운(www.creativekorea.or.kr)은 일반인들이 생활하면서 떠오른 아이디어가 사업이 되도록 지원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30일 출범 3주년을 맞이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28일 "창조경제타운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사업화 과정을 거치며 267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178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미래부에 따르면 창조경제타운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늘면서 그동안 홈페이지에 350만7689명이 방문했고 이중 3만745건의 아이디어가 나왔다. 기술개발, 시제품제작, 자금 투자 등의 사업화 지원을 받은 아이디어의 수도 1만1892건이나 된다.

미래부는 3주년을 맞이해 창조경제타운을 창조경제의 대표 포털로 발전시키기 위해 운영 서비스를 개선하기로 했다. 아이디어 공개를 꺼리는 사용자를 위한 비공개 멘토링 체계를 갖추고 3D 모델링 역량을 보유한 전문가를 확보해 단순 스케치 형태의 아이디어를 3D 형태로 구체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다양한 전문가와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아이디어를 완성해 나가는 크라우드 소싱 방식의 멘토링도 곧 선보인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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