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도시장을 17년째 거의 독점하고 있는 현대로템의 차량 결함이 외국 제품보다 2배가량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전현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코레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현대로템이 코레일에 납품한 차량 2396량에서 총 713건의 결함이 확인됐다. 한 대당 결함 횟수가 0.30건으로, 이는 2008년 인수된 일본 히타치가 제작한 ‘누리로’ 전동차(0.16건)의 약 2배에 이른다. 누리로와 차종이 같은 전동차끼리만 비교하더라도 현대로템이 만든 ‘ITX-새마을’(2014년 인수)과 ‘ITX-청춘’(2011년 인수)의 한 대당 결함 건수(0.19건)는 누리로보다 약 20% 많다.
반면 차량 가격은 현대로템이 오히려 더 비쌌다. 누리로의 1량당 가격은 약 43억 원으로 ITX-새마을(73억 원)이나 ITX-청춘(98억 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코레일의 한 관계자는 “2014년 일부 철도운영사가 외국 제작사를 입찰에 참여시키려다 ‘국내 산업을 보호하라’는 현대로템 하청업체들의 격렬한 반대로 포기한 바 있다”고 전했다.
최근 철도업계에서는 “시장을 경쟁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열차제작시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전까지 3개 회사의 경쟁 구도였지만 이들이 1999년 한국철도차량(현대로템의 전신)으로 합병되며 사실상 독점으로 바뀌었다. 전 의원은 “철도 품질은 국민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무조건적인 자국 산업 보호보다는 경쟁체제 도입을 통한 품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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