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ic Review]창조적 기업문화 통해 세계 80국 문 연 ‘한국줄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30일 03시 00분


㈜코메론

 경제 여건이 어려울수록 빛을 발하는 강소기업들이 있다. 규모는 크지 않아도 탄탄한 실력과 신뢰 경영으로 세계 시장을 확보한 이들은 우리 경제 발전의 커다란 원동력이 된다. 현재 국내 1위,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를 자랑하는 줄자업계의 강자 ㈜코메론(대표 강동헌·www.komelon.com)도 강소기업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대표 기업이다.

 1992년부터 부친 강의조 전 대표가 만든 회사(1963년 설립된 한국엠파이어공업사)를 이끌고 있는 동사의 강동헌 대표는 국내외 특허 300여 건을 통해 뛰어난 기술력과 제품 디자인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줄자 한 분야에 열정을 쏟아온 코메론의 사명에는 ‘한국에서 만든 줄자’라는 뜻이 담겨 있다. 미국의 스탠리, 일본의 타지마와 함께 세계 줄자 시장의 빅3로 성장한 이 회사는 1997년 미국 법인 설립을 기반으로 현지화의 기초까지 마련했고, 현재는 전 세계 80개국 이상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강동헌 대표
강동헌 대표


특별한 나눔과 여유로운 근로 문화가 혁신 만들어

 2012년 400억 원대에 진입한 매출은 어느새 2014년 620억 원, 2015년 679 억원 등으로 지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 같은 내실 있는 성장을 일군 코메론은 남다른 기술력 이외에도 ‘정도 경영’의 이념 아래 특별한 기업 문화를 갖추고 있어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코메론에는 특별한 나눔의 문화가 있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코메론 본사에서는 홀몸노인 100명에게 항상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부산 사하단지에서 처음 공장을 설립해 성장한 감사함을 지역 주민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급식이 시작될 무렵 회사 근처로 찾아오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이 일을 참 잘 시작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찍부터 지역 사회에 대한 공헌을 고민해온 강 대표의 말에는 함께 나누고 행복해하는 공존공영의 가치가 엿보인다.

 또한 코메론에는 한층 여유로운 근로 문화가 있다. 신제품 개발이 항상 치열하게 이뤄지는 상황에서도 ‘아침 10시 퇴근 제도’를 실시해, 직원들이 보다 여유로운 환경 속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는 ‘좋은 아이디어는 여유 속에서 태어난다’는 강 대표의 철학에 기반해, 직원들이 퇴근 후 자신만의 시간을 갖도록 적극 유도한다. “충분한 계획과 여유 속에서 훌륭한 제품 아이디어도 나오는 법이죠.” 웃는 얼굴로 그 이유를 설명하는 강 대표의 말처럼, 여유가 혁신을 만들고 휴식이 창의를 만든다는 생각이 사내 문화 속에 잘 녹아 있는 것이다.

㈜코메론 축구회 단체사진.
㈜코메론 축구회 단체사진.


혁신적 창조적 조직이 제조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

 코메론의 이 같은 문화는 그대로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조직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세계 줄자 시장에서 더 길고 높게 세울 수 있는 직립도 높은 줄자 수요가 늘어나는 흐름에 맞춰, 코메론은 지속적인 기술 혁신으로 소재와 설계 개선을 통한 제품 소형화를 이뤄 나갈 계획이다. 특히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선보여온 동사는 인테리어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여성 소비자를 위해 감성적인 디자인의 줄자를 선보이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사실 코메론의 차별화된 기업 문화는 제조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뛰어난 품질과 합리적 가격의 조합은 코메론의 혁신적인 이미지를 극대화시켰다. 직원들의 여유로운 환경이 세계 줄자 제조사 중 유일하게 소재를 직접 생산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할 수 있었다. 20년 전부터 줄자 원료인 특수강 생산라인을 확보해 안정적인 품질 향상을 꾀해온 동사는 소재 생산부터 제품 디자인, 생산, 마케팅의 수직 계열화가 이뤄져 매출액 대비 높은 수익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모든 건 직원들의 자발적인 창발 노력으로 이뤄진 겁니다. 저는 그저 직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 것뿐이죠.” 회사 발전과 성과를 모두 직원 덕으로 돌리는 강 대표의 말 속에 코메론에 뿌리내린 남다른 기업 문화를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코메론#줄자#강동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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