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가 1일부터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공식 편입됐다.
1970년 SDR 출범 후 지금까지 미국 달러와 유로(유로 출범 전에는 프랑스 프랑, 독일 마르크 등이 포함), 영국 파운드, 일본 엔 등 4개 화폐만 포함됐다. 위안화는 이번에 10.92% 비중으로 달러(41.73%)와 유로(30.93%)에 이어 단숨에 3위로 올라서 엔(8.33%)과 파운드(8.09%)를 제쳤다. 위안화 편입에 대해 그린백(greenback·미국 달러화)과 레드백(redback·위안화) 간 통화전쟁이 시작됐다는 말도 나온다.
위안화가 SDR에 들어와 명목상으로는 3대 기축통화가 됐지만 시장에서의 사용은 미미한 편이다. 국제 무역에서 사용되는 화폐 비중은 달러가 42.5%로 가장 높고 유로 30.0%, 파운드 7.5%인 데 반해 위안화는 1.7%에 그쳤다(6월 기준). 일본 엔화와 비교하면 절반이 약간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30일 IMF가 위안화를 SDR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한 후에도 각국 중앙은행 외환보유 화폐 중 위안화 비중은 늘지 않아 1% 남짓에 불과하다. 홍콩의 금융기관에 위안화로 맡기는 예금은 2013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위안화가 SDR에 들어오는 명예를 누리게 된 것이 정치적인 고려 때문이라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위안화가 세계시장에서 널리 사용되지 않는 것은 중국 당국의 환율 통제와 국경 진출입 통제 등 화폐금융 자율화의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중국 당국은 수출 촉진을 위해 갑작스럽게 위안화 가치를 4.7%나 평가 절하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SDR 편입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진일보한 위안화 환율 형성 메커니즘의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위안화 기축통화를 추구하면서도 위안화 통제 또한 계속하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기대하는 개혁이 얼마나 이뤄질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 특별인출권(SDR) ::
IMF 회원국이 유동성 부족으로 외환위기를 맞으면 담보 없이 출자비율만큼 IMF에서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가상화폐에 불과하지만 SDR 가치를 산정할 때 포함되는 화폐와 그 비중은 세계 무대에서 기축통화의 대우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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