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8월까지 경상수지가 5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흑자 규모는 두 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수입이 2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 구조가 오랜만에 깨졌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등을 합산한 경상수지는 55억1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2013년 3월 이후 줄곧 흑자를 내면서 사상 최장 흑자를 이어갔다. 그러나 흑자 규모는 6월 120억6000만 달러에서 7월 86억7000만 달러로 줄어든 데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경상수지 흑자가 대폭 줄어든 것은 상품수지 흑자가 1년 6개월 만의 최저치로 줄어든 데다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서비스수지 적자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상품수지 흑자는 전달 107억8000만 달러에서 73억 달러로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2월(70억2000만 달러) 이후 최저 수준이다.
상품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줄어든 417억 달러였고, 수입은 0.6% 늘어난 344억 달러였다. 수출 감소세가 계속된 가운데 수입이 2014년 9월(0.2%)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논란이 돼 온 불황형 흑자에서 모처럼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9월 수출과 수입이 다시 마이너스를 보여 불황형 흑자에서 추세적으로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휴가철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8월 서비스수지 적자는 14억5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특히 내국인이 해외여행에서 쓴 돈 등을 뜻하는 여행수지 지급액이 28억2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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