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균 이상은 된다’라고 믿는 지나친 자신감을 행동경제학에서는 확신편향 또는 자기과신이라고 부른다. 대형 포털 금융사이트가 제공하는 주식종목의 투자의견을 보면 매수의견이 매도의견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 역시도 광범위한 낙관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피할 수 없는 인지적 특성인 ‘자기과신과 낙관’이 주식시장에서는 어떻게 작용할까. 일본 규슈대의 기나리 유스케 교수가 일본의 4개 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가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연구진은 설문조사에 참여한 일본 대학생 1513명에게 닛케이 225 인덱스의 하루, 일주일, 그리고 한 달 후 값을 예측하는 과제를 냈다. 예측치와 실제 인덱스 값을 비교해 전자가 클 경우 낙관적 예측, 후자가 클 경우 비관적 예측으로 구분했다. 더불어 참여 학생들에게 인덱스 값이 포함될 신뢰구간을 예상해 설정하도록 했다. 자신감이 과한 사람은 예상구간을 매우 좁게 설정하는 성향을 이용해 자기과신 정도를 측정하고자 한 것이다.
연구 결과 하루 뒤의 닛케이 225에 대해서는 비관적 예측이 나타났지만 일주일 후와 한 달 후의 값에 대해서는 모두 낙관성이 나타났다. 특히 한 달 후의 값에 대해서는 예측치가 실제 값을 크게 웃돌았다. 예측기간이 길어질수록 투자자들의 낙관적 견해도 커진 셈이다. 주식수익률과 낙관성은 뚜렷한 역의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낙관적인 그룹의 일평균 수익률은 ―0.53%인 반면 가장 비관적인 그룹의 일평균 수익률은 0.32%였다. 이를 샘플 기간(한 학기) 동안의 평균 수익률로 환산하면 낙관적 그룹은 ―30.34%이고 비관적 그룹은 24.73%에 이른다. 낙관성이 정신건강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투자에서는 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주식시장에 투자자의 과도한 낙관주의와 자기과신이 만연해 있다는 것은 오랫동안 관찰되어 왔다. 이러한 편향은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낙관과 자기과신은 인간을 너무 서두르고 성급하게 만든다. 투자자들은 낙관성이나 자기과신의 정도를 알려주는 소비자 심리지수나 확신지수의 변화에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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