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 랩스(VIV Labs)를 인수한다. 삼성전자가 AI 관련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회사는 6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인수합병(M&A) 방안에 합의하고 이달 중 인수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 합의에 따라 인수 금액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비브 인수를 통해 모든 전자 기기와 서비스가 하나로 연결되는 AI 기반 개방형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비브는 애플의 음성 비서 서비스 ‘시리(Siri)’를 만든 개발자들이 애플을 떠나 2012년 설립한 신생 벤처다. 비브 AI 플랫폼은 외부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유롭게 AI 인터페이스에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시리와 차이가 있다. 또 그동안 AI가 한 가지 명령어로 한 가지 기능만 수행이 가능했던 데 비해 비브 AI는 ‘오늘 오후 6시에 비가 올 것 같으니 택시를 불러줘’라는 명령어처럼 일정, 날씨, 택시 앱 등을 음성 복합 명령으로 실행할 수 있다. 비브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 긴밀히 협업하면서 현재 경영진이 독자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비브 AI 플랫폼을 ‘폰 플러스(Phone+)’ 전략에 활용할 계획이다. AI를 활용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다양한 첨단 기기를 연결해 플랫폼을 확장하는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7∼12월) 비브 AI 플랫폼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7’ 차기작에 이 플랫폼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중장기적으로 비브 기술을 스마트폰뿐 아니라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다양한 가전제품에도 접목할 수 있다.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비브는 한층 진화된 개방형 서비스 생태계 조성에 필요한 머신러닝 기능 등 AI를 통한 통합 서비스 제공을 위한 핵심 기술을 보유한 회사”라며 “소비자와 서비스 제공자를 모두 염두에 두고 개발된 비브 플랫폼이 삼성전자의 모든 기기와 서비스를 통합하는 생태계 조성에 적합하다고 판단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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