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자체 개발폰 출시로 분화 가속
삼성 ‘타이젠’ 이어 화웨이도 OS 개발 “구글 OS 넘을 경쟁력 갖춰야 승산”
구글이 4일 자체 디자인한 첫 스마트폰 ‘픽셀’을 공개하며 하드웨어(HW) 시장에까지 뛰어듦에 따라 기존 스마트폰 제조회사들의 ‘탈(脫)안드로이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애플은 운영체제(OS)와 디자인을 모두 독자적으로 해 왔지만 세계적인 스마트폰 제조회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 중국 화웨이 등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에 크게 의존해 왔다. 구글이 직접 하드웨어 시장에 뛰어들면서 삼성전자 등 하드웨어업체들은 자체 모바일 OS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OS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다. 최근 독자적 OS ‘타이젠’의 영토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화웨이의 ‘화웨이 워치’ 후속 모델에 타이젠을 탑재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가 타사 제품에 타이젠을 얹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신규 스마트폰 개발 업무를 맡고 있는 무선개발실을 소프트웨어(1실)와 하드웨어(2실)로 분리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는 약점으로 여겨졌던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글의 픽셀 공개는 삼성이 자체 OS인 타이젠 개발에 더 집중하도록 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도 자체 OS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화웨이는 구글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를 변형해 만든 ‘EMUI 4.1’를 자사 스마트폰에 탑재해 왔다. 오픈 소스인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자체 플랫폼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구글이 안드로이드 공개를 제한할 경우에 대비해 자체 모바일 OS ‘기린’ 개발을 별도로 추진하고 있다.
기존 제조업체들의 모바일 OS 점유율은 여전히 열악하다. 구글 안드로이드가 모바일 OS 시장의 83.6%를, 애플 iOS가 15.4%를 차지하고 있어 양사가 세계 시장의 99%를 점유하고 있다. 제조업체 중 그나마 OS 개발에 앞서 나가고 있는 타이젠이지만 그 점유율은 0.2%에 불과하다. 점유율이 낮다 보니 애플리케이션(앱)의 타이젠 버전이 구글, 애플 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도 발목을 잡는 요소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제조업체들이 안드로이드와 최소한의 경쟁이라도 하려면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구글이 스마트카, 가전제품 등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에서 통용되는 OS를 내놓는 것처럼 삼성전자도 단순히 모바일 OS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진화한 형태의 OS를 내놓아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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