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 이사회에 공개서한을 보내 삼성전자 분사 및 사외이사 선임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엘리엇은 지난해 통합 삼성물산 출범 과정에서 삼성과 경영권 다툼을 벌인 곳이다.
엘리엇 자회사 블레이크 캐피털과 포터 캐피털은 5일(현지 시간) 서한을 통해 “현재 사업구조가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저평가를 초래하고 있는 만큼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 2개 펀드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0.62%다.
엘리엇 측 요구가 공개되자 삼성전자 지분 0.12%를 소유한 영국 3대 투자운용사 헨더슨 글로벌인베스터스는 “엘리엇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측은 “주주의 제안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삼성그룹 및 재계에서는 엘리엇 측 요구에 대해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기 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할 주주총회를 앞둔 상황에서 삼성전자 경영에 공격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선전포고’로 해석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삼성그룹이 스스로 꺼내기 힘들었던 삼성전자 인적분할 및 지주 전환 명분을 내세우면서도 30조 원 특별배당, 3인 이상 새로운 사외이사 선임 등 향후 삼성그룹에 부담으로 작용할 제안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엘리엇 측은 삼성그룹이 별다른 명분 없이 제안을 거절하거나 무시할 경우 추가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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