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적 총량규제로 돈줄 조이기… 주택담보대출 금리 올라갈 듯
부실우려 PF사업장 50곳 현장점검
금융당국이 은행을 통한 가계 부채 총량 관리에 나섰다. 가계 대출을 지나치게 늘린 은행을 추려내 특별 점검에 나서기로 하는 등 은행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13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 부채에 대해 우회적인 방식으로 총량 규제를 시작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은 1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월례 간담회를 열고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설정해 금융감독원에 제시한 연말 가계 대출 목표치 이행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계 대출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은행들은 건전성,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금감원이 특별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 한도 축소에 대해서는 “가계 부채를 경착륙시킬 수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해 6월 말 현재 1257조 원으로 불어난 가계 부채의 증가 속도에 제동을 걸기 위해 연간 가계 대출 목표치에 육박한 은행들을 대상으로 대출 증가에 따른 자산 건전성 점검에 나섰다.
은행들도 금융당국의 압박을 의식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높이고, 신용등급이 낮은 이들에 대한 신용대출을 제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은행권 가계 대출 증가액은 8조7000억 원으로 월간 역대 최대 증가치인 9조 원(지난해 10월)에 육박했다. 하지만 지난달 KB국민·우리·KEB하나·신한·NH농협·IBK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폭은 8월보다 약 9000억 원 줄어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달부터 아파트 집단대출과 관련해 부실이 우려되는 재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약 50곳에 대한 현장 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금감원은 지난달부터 은행 보험 상호금융 저축은행 캐피털 등이 참여하고 있는 PF 사업장의 토지매입률, 분양률 등의 정보를 제출받아 부실 가능성을 검토해 왔다. 금융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현장 점검을 통해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올해 안으로 부실 PF 대출 리스크 관리방안을 내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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