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시행된 기초연금제도가 2주년을 맞이했다. 기초연금은 자녀와 부모를 부양하다가 노후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현 노인 세대를 위해 마련된 제도다. 어르신들의 생활 안정과 빈곤 완화를 위해 기존 기초노령연금의 급여를 약 두 배로 인상한 것이다. 기초노령연금의 급여는 2028년까지 두 배로 인상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었지만 기초연금 시행으로 이 목표가 사실상 앞당겨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로 두 돌을 맞은 기초연금에 대한 수급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최근 국민연금연구원이 기초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초연금이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전체의 90.9%를 차지했다. ‘기초연금을 잘 도입했다’고 평가한 응답자도 90.7%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식비, 의료비 등 생활에 꼭 필요한 부분에 기초연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연금이 수급자인 노년층의 생활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의미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이 같은 효과가 확인된다. 소득이 가처분중위소득 50% 미만인 노인의 비중을 의미하는 노인 상대 빈곤율은 2014년 47.2%에서 2015년 44.7%로 하락했다. 기초연금 도입이 노인 빈곤율 감소에 어느 정도 기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기초연금은 국민연금과 함께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복지체계의 양대 기둥으로 자리를 잡았다. 급속한 고령화로 미래세대의 재정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을 막고 국민연금을 받지 않는 사람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국민연금 수급자들은 기초연금 급여를 일정 정도 감액해서 받게 돼 있지만, 국민연금 수급자의 평균 급여 수준이 낮은 탓에 실제 감액이 된 국민연금 수급자는 많지 않다.
연금제도는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정치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정치권에선 기초연금의 급여를 인상하고, 수급률을 확대하자는 논의가 일고 있다. 노년층의 생활 안정을 위해 기초연금의 효과를 더 높여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연금제도는 정치적이거나 단기적 관점에서 결정돼선 안 된다. 한 번 결정되면 장기간 전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어도 100년 이상을 내다보면서 설계하고 운영해야 한다.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은 그 재원이 각각 세금과 보험료로 서로 다르다. 그럼에도 두 제도 모두 일하는 중장년층이 부담을 지고, 노년층이 혜택을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세대 간 이해관계의 조정이 매우 중요하면서도 어렵다.
앞서 고령화를 겪은 선진국에서는 국민들이 되도록 오래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공적연금으로 기본 노후 소득을 충실히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혁하고 있다. 한국도 장기적 관점에서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빈곤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노후 소득보장 제도를 운영해야 할 것이다.
기초연금은 앞으로 더 많은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필요로 할 것이다. 우선 국민연금이 충분히 성장할 때까지 이를 보완하는 제도로 기초연금이 자리매김해야 한다. 더불어 사회 구성원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세대 간 혜택과 부담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기초연금제도의 발전을 모색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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