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우리 안에서 변화하기 위해 훨씬 전부터 우리 내부에 들어와 있다.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클라우스 슈밥·새로운 현재·2016년)
3월 여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은 1-4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대국에는 전 세계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렸지만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는 아직까지 사람들에게 생소한 듯하다. 20대 국회에서 처음 열린 올해 국정감사 기간에도 여러 차례 언급됐지만 관련 기사를 보던 한 지인은 “1차, 2차 산업혁명도 아니고 4차 산업혁명은 대체 뭐냐”며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제4차 산업혁명을 세계적 화두로 제시한 사람은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이다. 세계경제포럼은 보통 다보스포럼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매년 초 세계 40여 개국 정상과 경제, 비즈니스, 학계, 시민사회 리더가 스위스 다보스에 모여 세계 경제의 화두와 주요 어젠다를 논의하는 자리다. 이 포럼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은 제4차 산업혁명을 주요 의제로 제시한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사용된 팸플릿을 책으로 엮었다.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가리키는 제4차 산업혁명은 기계나 제품이 지능을 갖게 되고 인터넷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것을 뜻한다. 클라우스 슈밥은 “기술이 가져올 방대한 변화가 우리의 자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이제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 단계”라고 설명한다. 이 책은 개인의 정체성과 윤리 같은 도덕적 문제부터 기업의 고용과 성장, 국가 안보와 사회적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영향을 영역별로 다룬다.
‘미래는 훨씬 전부터 내부에 들어와 있다’는 문구는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일부다.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우리 자신이라는 의미다. 클라우스 슈밥은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성공하기 위한 요건으로 네 가지를 든다. 아는 것을 잘 이용하고(상황맥락 지능), 자기 자신·타인과 관계를 맺으며(정서 지능), 공동의 목적과 신뢰성을 활용하고(영감 능력), 건강과 행복을 유지(신체 지능)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첨단 기술이 갑자기 사회를 지배해도 인간이 본디 가진 능력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결론은 진부하지만 희망적인 메시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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