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중국 베이징(北京) 동남쪽으로 230km가량 떨어진 허베이(河北) 성 창저우(滄州) 시 ‘창저우경제개발구’의 현대자동차 4공장. 지난해 봄까지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던 이곳은 첫 삽을 뜬 지 18개월 만에 연간 3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최첨단 공장으로 탈바꿈했다. 이날 열린 준공식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장수 주중 대사, 자오커즈(趙克志) 허베이 성 서기, 쑤이전장(隋振江) 베이징 시 부시장, 그리고 협력업체 관계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중국 언론사 기자 400여 명도 현장 취재를 했다.
정몽구 회장은 “창저우 공장의 준공을 계기로 한중 경제협력의 상징인 베이징현대가 누적 판매 1000만 대를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2002년 현대차가 처음 중국에 진출한 이후 올 8월까지 누적 판매가 800만 대를 넘어섰다.
현대차 창저우 공장은 중국 정부의 광역수도권 종합개발 사업인 징진지 개발 계획의 대표적 사업 중 하나로 추진됐다. 위안퉁리(袁桐利) 허베이 성 부성장은 기념사에서 “최단 기간에 공장을 완공해 현대의 속도를 보여줬다”며 “허베이 성 발전의 엔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징진지 경제권은 연간 역내 총생산이 1조 달러를 넘어 창장(長江) 강과 주장(珠江) 강 삼각주에 이어 중국 제3의 경제권이다. 현대차는 외국계 자동차업체로는 처음으로 허베이 성에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중국 개발정책의 핵심 지역에서 ‘제2의 도약’을 위한 시동을 건 것이다. 최근 파업과 미국에서의 엔진 결함 문제 등 악재를 만났던 현대차는 이번 공장 준공을 기점으로 분위기 전환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연간 30만 대 생산 규모인 이 공장 완공을 계기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창저우 공장 준공으로 151만 대로 생산 규모가 늘어나 기아자동차(89만 대) 공장을 포함해 연 240만 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내년 상반기 중서부 시장 진출의 거점인 충칭(重慶) 5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생산능력은 270만 대로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중국 진출 글로벌 자동차업체 가운데 판매량 2위를 달리면서 내년까지 생산량을 290만 대로 늘리기로 한 GM을 바짝 추격하게 된다.
현대차는 창저우 공장 준공과 함께 중국 시장에 특화된 전략 소형 신차 ‘위에나(悅納·프로젝트명 YC)’를 처음 공개했다. 올해 9월까지 총 9만9290대가 팔린 기존 루이나(영문명 베르나)가 중국 소형 세단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위에나를 투입해 중국 소형차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에서 해마다 판매되는 승용차 대수는 2016년 2000만 대에 이어 2018년 23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창저우 공장은 192만 m²(약 58만1000평) 부지에 완성차 생산설비와 엔진공장, 주행시험장 등 부대시설을 포함해 총건평 27만 m²(약 8만3000평) 규모로 완공됐다. 창저우 공장은 현지 동반 진출 협력사를 포함해 총 6000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해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창저우 공장은 베이징 공장과 가까워 기존 부품업체를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대차 부품 물류 기지가 있는 톈진(天津) 항과 인접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이날 미래전략으로 ‘블루 멜로디(Blue Melody)’를 발표했다. Melody는 △블루 멤버스(Members) △블루 이커머스(Ecommerce) △블루 링크(Link) △블루 아웃렛(Outlet) △블루 드라이브(Drive) △블루 유스(Youth)의 앞 글자들을 모은 것이다. 각각의 의미는 ‘차별화된 고객서비스’ ‘고객 맞춤형 통합 플랫폼 구축’ ‘정보기술(IT) 서비스 강화’ ‘판매 경쟁력 강화’ ‘친환경차 부문의 경쟁력 강화’ ‘20, 30대 젊은 고객층 공략’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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