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 출근이 혁신?… 한국기업 체질 바꿔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0일 03시 00분


신학철 3M 해외사업 총괄 부회장 “빠른 추격자 전략 더이상 안통해”

 “3M에선 중간 간부이자 리더인 매니저에 대한 리더십 교육을 철저히 시킨다. 매니저의 말 한마디, 손짓 하나, 눈빛 하나가 조직 구성원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혁신기업 3M의 해외 사업을 총괄하며 ‘샐러리맨의 성공 신화’로 평가받는 신학철 부회장(59·사진)은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열린 코참(KOCHAM·미 한국상공회의소) 연례 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인 그는 3M 한국법인으로 입사 후 승진을 거듭한 끝에 3M 매출의 63%를 책임지고 직원 8만여 명을 통솔하는 지위에 올랐다.

 신 부회장은 “매니저의 리더십을 강조하는 이유는 성과를 높이는 것도 사람, 혁신을 이끄는 것도 사람이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사람(매니저)이 누구냐에 따라 성과에 큰 차이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더십은 나빠도 성과는 좋고, 성과는 별로여도 리더십이 좋은 경우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래서 매니저들을 성과와 리더십이란 두 축으로 평가한다”고 답했다. 신 부회장은 “단기 성과가 나빠도 리더십이 좋은 경우엔 2년 정도 더 기회를 준다. 그렇게 두 축을 다 살피면 조직과 구성원을 모두 발전시키면서 성과도 높이는 좋은 리더십을 확실히 판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대기업은 빠른 추격자(패스트 팔로어) 전략으로 현재 위치까지 왔지만 이제는 선도적으로 혁신하지 않으면 성장하기 어렵다. 그런 전환이 결코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일부 기업은 ‘우리 회사에선 특정한 날엔 반바지 차림으로 출근한다’고 자랑하는데 그런 건 진정한 혁신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3M의 대표 상품인 ‘포스트잇’을 예로 든 그는 “대단한 기술이 담겨 있지 않지만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며 상용화에 성공해 대박을 터뜨린 제품”이라며 “한국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마케팅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반바지 출근#신학철#3m#포스트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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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20 15:15:42

    옳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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