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ic Review]“상생 협력-중기 경쟁력 강화 통해 기업간 격차 해소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4일 03시 00분


기고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총괄실장

 그동안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 왔던 정보통신기술(ICT)자동차·선박·철강·중화학 등 주력 산업들이 역동성을 잃어가고 있어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저성장의 고착화는 경제 양극화와 기업 간 격차라는 부작용을 낳는다. 경제가 성장하는 국면에선 성장의 혜택이 상대적 약자에게도 돌아가지만, 저성장 국면에서는 상대적 약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기 마련이다. 기업의 경우 투자와 소비가 위축되면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고, 이것이 실질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악순환을 만들게 된다.

 지난해 발표된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들이 처한 어려움이 잘 드러난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2008년 5.7%에서 2013년 13.8%로 높아진 반면, 협력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6%에서 4.2%로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의 경우도 그룹 계열 부품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9%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협력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계열 부품사의 3분의 1에 불과해 계열사와 비계열사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영업이익 격차는 기업 간 생산성 격차로 나타나, 자본과 노동뿐 아니라 지식과 정보 분야에서도 광범위하게 양극화를 만들고, 경제 성장의 저해 요인이 돼 투자마저 위축시키게 된다.

 이에 정부는 기업 간 생산성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상생협력을 통한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대기업이 협력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R&D), 생산성 향상, 판로 개척, 인력 개발 등을 지원하는 투자 재원 조달, 대기업 중소기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성과 공유제 확산, 중소기업의 결제 관행 개선을 위한 상생결제시스템 도입 등을 추진 중에 있다.  하지만 생산성 격차 해소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소기업들의 자체 경쟁력 강화’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로 글로벌 경제는 급변해 전통적인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산업 간의 융복합이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시대에 기존 방식에만 안주해선 경쟁에서 낙오하게 된다. 중소기업은 이러한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산업 간 융복합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디지털이 확산되면서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가 중요해지는 만큼,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봐야 한다.

 향후 상생을 위한 정부 정책도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춘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모아질 것이다. 올해 말 제3차 동반성장 기본계획이 만료되고, 내년 제4차 기본계획이 수립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춰, 글로벌 경쟁력과 자생력을 강화해주는 데 정책을 집중해 나가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는 우리 중소기업들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중소기업이 국내 대기업만을 바라보던 시야를 해외로 돌려 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창의력을 제품에 접목하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한층 더 노력한다면 대기업 중소기업 간 상생의 성과를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강성천#산업통상자원부#기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