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증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신흥국의 강세’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기준으로 선진국 증시는 연초 대비 2.3% 오른 반면 신흥국 증시는 14.7% 급등했다. 아시아에서는 특히 인도 증시가 8%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경제성장률 7.6%…블랙록 “최선호 국가”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인도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4%에서 7.6%로 올려 잡았다. 이는 중국보다 1%포인트 높은 수치다.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중국을 앞섰으며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15년 기준 인구 13억 명의 인도는 국내총생산(GDP)이 아직 2조711억 달러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 취임 이후 10%대의 물가를 5%대로 안정시키며 경제성장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인도를 “내수 시장의 회복과 경제 개혁 모멘텀이 있는 최선호 국가”로 꼽기도 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인도 정부의 구조 개혁과 국내의 강한 소비 수요, 양호한 기후로 인한 높은 농업 생산성으로 견조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8월 단일소비세(GST)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앞으로 상당한 경제성장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ST법안은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내년 4월부터 연방-주(州) 정부로 이원화된 조세 체계를 통합하고 주 별로 상이한 세율을 단일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조세 체계가 단순화돼 물류 등 기업들의 거래비용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생산 활동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내년부터 이륜차와 소형 자동차의 세금이 최대 20%까지 감면돼 내수 진작 효과가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다.
“펀드·상장지수펀드(ETF)” 활용한 장기 접근 유효
국내 전문가들은 인도 자동차 산업의 호조가 증시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선섹스 지수 내 경기소비재는 전체 시가총액의 12%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모두 5개의 자동차 관련 기업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내년 1월부터 소급 적용되는 공무원 임금 인상이 소비 수요를 자극해 증시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아민 동부증권 자산분석담당 연구원은 “정부 주도의 구조개혁과 국민의 소득 향상으로 인해 인도의 내수 구매력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며 “내수 확대와 국내 투자를 통한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인도 시장이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인도 시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최진호 미래에셋대우 글로벌투자전략부 선임연구원은 “인도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원자재가격 하락과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 경기 둔화 등이 불거지며 급락했던 경험이 있다”며 “인도 내 정책 효과가 대외 변수의 영향을 덜 받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인도 증시에 투자하려면 국내 자산운용사에서 출시된 인도 펀드를 활용하는 방법이 가장 손쉽다. 아직 국내 증권사들이 인도 직접투자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아 개별 주식을 매매하는 것은 어렵다. 동부증권은 미 증시에 상장된 인도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특히 내수 시장의 구매력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경기소비재 비중이 높은 ETF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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