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지난달 4조5600억원 발행… 조기상환 등 ELS 업그레이드 한창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7일 03시 00분


다시 달아오르는 ELS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다시 받고 있다. 연초 중국발 대형 악재였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급락으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ELS에 돈이 다시 몰리고 있다.

 올 들어 최대 규모인 4조5600억 원 가량의 ELS가 지난달 발행됐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도 글로벌 증시가 빠르게 안정을 되찾으면서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ELS에 다시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시장 상황과 연내에 금융 당국이 발표할 ELS 규제 수위 등의 정책적 변수가 시장 흐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9월 ELS 발행 연중 최고치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9월 증권업계의 ELS 발행액은 4조5600억 원으로 지난해 12월(7조6206억 원) 이후 최대 규모였다. ELS 발행액은 올해 초 H지수 폭락에 이어 브렉시트 여파로 7월에 2조5703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불과 두 달 만에 발행액이 2조 원 가까이 늘었다.

 ELS 조기 상환액도 최근 ELS 상승세를 보여 준다. 9월 조기 상환액은 4조7816억 원으로 8월(4조4330억 원)에 이어 연중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조기상환액이 많다는 것은 ELS 투자자들이 최근 수익을 거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ELS의 상승세는 저금리로 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글로벌 증시가 안정을 되찾은 것이 주된 이유로 보인다. H지수의 경우 올해 2월 중순 7,500대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11월로 예고된 선강퉁(선전과 홍콩 증시의 교차 거래) 시행의 영향 등으로 상승세로 돌아서 최근 9,850 선을 넘어섰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50지수도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7월 초 2,700 선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3,100 선을 웃돌고 있다.

 3년인 ELS의 만기 시점은 그대로 두고 최초 상환 시기를 1년으로 앞당긴 상품이 최근 잇달아 선보이고 있는 점도 ELS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물론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상환받을 수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장의 하락세가 예상될 때 조금이라도 빨리 상환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이 같은 상품인 ‘리자드(Lizard)형 ELS’를 지난해 5월 선보여 이달 중순까지 총 4800억 원어치를 팔았다. NH투자증권도 6월 초 유사한 상품을 내놓고 3600억 원어치를 발행했다.

당국 규제 등 변수 주목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ELS의 상승세가 올해 안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 당국의 규제 방안 발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 최근 판매된 ELS의 상당수가 상품의 투자 위험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ELS는 원금 손실(녹인·Knock-In) 기준보다 기초자산 주가가 하락하면 원금을 보장받지 못한다. 만기 전에 빠져나오기 힘든 상품 구조인 데다 중도 환매 수수료도 높다. 이에 따라 ELS에 대한 당국의 규제도 깐깐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얻고자 하는 50, 60대가 ELS에 뛰어들고 있다”며 “안정 지향형 투자자들이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ELS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상품의 위험도를 충분히 인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수익률로만 상품을 선택하지는 않아야 한다”면서 “기초자산과 상품 구조 자체를 이해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els#주가연계증권#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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