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올해 3분기(7∼9월) 실적을 발표한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주요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판매 부진과 파업 악재가 겹친 현대차는 2010년 이후 최악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포스코는 4년 만에 영업이익 1조 원을 다시 돌파하며 활짝 웃었다. ○ ‘어닝 쇼크’ 현대차
이날 현대차는 3분기에 총 108만4674대를 팔았으며 매출은 22조837억 원, 영업이익 1조68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5.7%, 영업이익은 29.0% 떨어졌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래 분기 기준으로 최저치다. 발표 전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 하락 폭을 15∼17%로 예상했으나 실제는 이보다 10%포인트 이상 더 떨어져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파업 여파로 인한 생산 감소, 신차 출시 마케팅 관련 비용 증가, 글로벌 판매 감소가 복합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급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수익성이 높은 차종 판매는 다소 늘었으나 생산 차질로 인한 실적 둔화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신형 제네시스 출시로 마케팅 비용도 늘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미 올해 판매목표량(501만 대) 달성도 포기한 가운데 실적이 나아질 계기도 보이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다. 지난달 ‘해치백의 부활’을 내걸며 출시한 ‘핫 해치 i30’는 캐스케이딩 그릴이 최초 적용된 디자인 등으로 이목을 끌었지만 판매량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현재 신형 i30의 하루 판매량은 10∼20대 수준으로 당초 기대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2일부터는 신형 그랜저(그랜저IG)도 사전계약에 돌입할 계획이지만 대형 세단의 특성상 판매 비중이 크지 않아 현대차의 실적을 극적으로 반등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매년 약 10만 대씩 판매된 그랜저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4만4583대 팔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파업이 끝난 만큼 4분기(10∼12월)에는 공장 가동률이 개선되고 수익성도 나아질 것”이라며 “판매실적도 늘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활짝 웃은 포스코
반면 포스코는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시장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호실적을 거뒀다.
포스코는 연결 기준 매출 12조7476억 원, 영업이익 1조343억 원, 순이익 475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그룹 구조조정으로 법인 수가 줄면서 매출액이 2분기(4∼6월)보다 0.9%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52.4%, 115.6% 늘었다.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은 것은 2012년 3분기 이후 4년 만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3분기 영업이익이 8000억∼900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고 원가 절감 등에 성공하며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해외 철강법인의 합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1148% 증가한 1323억 원을 기록했다. 이익률이 높은 월드프리미엄(WP) 제품 판매도 전 분기 대비 19만9000t 늘어난 403만8000t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3분기 구조조정을 통해 철강 유통 구조를 슬림화하고 해외 철강사업 구조를 혁신했다”며 “4분기에도 계열사 및 자산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 중에서 가장 먼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중공업도 2분기에 이어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8조8391억 원, 영업이익 3218억 원을 기록해 지난 1분기(1∼3월) 흑자로 전환한 이래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수주 물량 감소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은 하락했지만 조선, 해양 등 주요 사업부문에서 수익성이 올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사업본부 대표체제 구축으로 생산성 향상 및 원가 절감 등의 꾸준한 체질개선 작업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 LG디스플레이 등 선방
LG디스플레이는 매출 6조7238억 원, 영입이익 3232억 원을 기록해 18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7조1582억 원, 영업이익 3329억 원)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6%, 영업이익은 3% 감소했다. 매출액 기준 제품별 판매 비중은 TV용 패널이 39%, 모바일용 패널이 27%, 노트북 및 태블릿PC용 패널이 18%, 모니터용 패널이 16%를 차지했다.
OCI는 매출 5355억 원, 영업이익 22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0% 감소한 반면에 영업이익은 307억 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OCI는 폴리실리콘 공급과잉 때문에 지난해 2∼4분기(4∼12월) 적자를 내다가 올해 1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선 뒤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다. OCI는 “미국 손자회사 ‘미션솔라에너지’의 200MW(메가와트) 규모 셀 공장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가동을 중단한 비용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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