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살때 발품대신 ‘클릭’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31일 03시 00분


견적비교 O2O 서비스 돌풍

 온라인에서 외제차를 구매하는 움직임이 조금씩 활발해지고 있다. ‘차 견적비교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스타트업’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다. 이 스타트업들은 외제차를 싸게 사려는 소비자와 한 대라도 더 팔려는 개별 딜러(영업 직원)들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연결하고 있다.

○ 업체별 딜러 150∼500명 보유

 30일 동아일보가 신차 견적비교 O2O 서비스 업체 ‘카비’ ‘겟차’ ‘매너카’ 등을 대상으로 ‘BMW 520d’ 신차 구입 견적을 비교한 결과 오프라인 매장 영업 딜러에게서 일시불로 구매하는 가격 대비 80만∼130만 원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카비는 누적 견적 건수 747만4722건 중 1만9353건의 거래를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겟차(작년 6월 시작)와 매너카(올해 6월 시작)의 누적 견적 건수는 각각 12만5658건, 859건으로 알려졌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소비자들은 앱을 내려받은 뒤 구매하고자 하는 자동차의 견적을 의뢰하면 된다. 이 업체들은 각각 딜러를 150∼500명 정도 보유하고 있다. 소비자로부터 견적 의뢰가 들어오면 이 딜러들에게 경쟁 입찰을 붙인다. O2O 서비스 업체는 가장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딜러의 연락처를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가격이 저렴할 수 있는 이유는 개별 딜러들이 차를 많이 판매했을 때 받게 되는 인센티브를 어느 정도 포기하기 때문이다.

 임진규 매너카 대표는 “신차 견적비교 O2O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은 발품을 팔지 않고도 최저가로 외제차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며 “조만간 국내차 판매도 개시해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미지 실추… 공식 수입사 반발 조짐

 외제차 공식 수입사들은 온라인 차 구매가 늘어나는 상황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일부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최저가 견적을 뽑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차 가격을 낮춰 달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올해 8월에는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이 재규어XE 등 외제차를 정상가보다 700만 원 싸게 판다고 했다가 공식 수입사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자동차 중개 업체 SK엔카는 공식 딜러사인 아주네트웍스로부터 차를 조달받기로 한 뒤 공식 수입사와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티몬과 제휴를 맺어 판매하려다 실패했다.

 BMW코리아는 앱을 통해 온라인 판매를 하는 딜러를 솎아내기 위해 ‘딜러 견적 실명제’를 시행하며 맞서고 있다. 또 일부 수입사는 암암리에 신차 견적비교 앱을 모니터링하면서 온라인 판매를 하는 딜러들을 찾아내고 있다는 게 O2O 스타트업의 설명이다.

 외제차 공식 수입사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신차 견적비교 업체들의 등장으로 고객 민원, 이미지 실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수입사들은 아직 온라인 판매 물량이 많지 않아 공식 대응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차 견적비교 앱을 통한 거래 규모가 커질 경우 유통시장 문란 등을 이유로 공식 수입사들이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
#수입차#견적비교#o2o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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