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LG유플러스가 국내 사물인터넷(IoT) 전용망 경쟁에서 SK텔레콤에 맞서기 위해 한배를 탔다.
양 사는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KT 사옥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로라(LoRa)’망과는 다른 IoT 전용망인 ‘NB-IoT’ 기반의 IoT 사업에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쟁 관계인 양 사가 공동으로 간담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무선 통신 시장과 달리 IoT는 아직 세계적으로 전용망 기술이 통일되지 않은 초기 상태다. 여러 개의 IoT 전용망 기술 중 SK텔레콤이 7월 로라망으로 전국 상용화 서비스를 개시하자 KT와 LG유플러스가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현재 국내 사업자들이 주로 사용 혹은 개발 중인 IoT 전용망은 로라망과 NB-IoT 등 두 가지로 압축된다. SK텔레콤의 로라망은 기존 통신망과 별도의 대역에 구축된다. 최대 커버리지가 10km, 최대 전송 속도는 5.4kbps(초당 킬로비트)에 그치지만 상용화까지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어 시장 선점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실제 적용 범위에 한계가 있고 상대적으로 추가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반면에 KT와 LG유플러스의 NB-IoT는 기존 롱텀에볼루션(LTE) 대역을 활용한 IoT 전용망이다. 최대 커버리지는 15km, 최대 속도는 150kbps로 로라망에 비해 성능이 좋은 편이다. 현재 로라망을 주력으로 내세우는 SK텔레콤도 궁극적으로는 망 단점을 상호 보완하기 위해 NB-IoT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그러나 상용화까지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은 단점으로 거론된다.
이날 간담회에서 KT와 LG유플러스는 NB-IoT 네트워크를 내년 1분기에 상용화하고 내년 말까지 전국망 구축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IoT 사업에 필요한 칩셋과 모듈, 단말기 등 핵심 제품을 공동으로 확보함으로써 힘을 합쳐 ‘규모의 경제’를 도모할 계획이다.
양 사는 NB-IoT 망을 바탕으로 △가스·수도·전기 원격 계량기 등의 공공 분야 △화물 추적 및 설비 모니터링 등 산업 분야 △지능형 교통관제 등 스마트 시티 분야 등에서 IoT 사업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근 KT 기가IoT사업단장(상무)은 이날 간담회에서 “(상용화 시기가) 1년 늦춰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실질적으로 어떤 서비스들이 (IoT 망에) 붙여지는가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양 사의 IoT 동맹에 대해 “경쟁사의 IoT 사업 참여로 향후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내 IoT 산업 발전과 세계 시장 선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통신업계에선 이번 양 사의 공동 기자간담회 자체가 통신사의 차세대 먹거리로서의 IoT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경쟁이 치열하기로 유명한 통신업계에서 두 회사가 손을 잡고 공동 기자회견까지 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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