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안전관리인증 축산농가 5년새 2.3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4일 03시 00분


위생강화로 가축 질병예방 큰 효과… 소비자 ‘동물복지’ 관심증가도 한몫

강원도의 HACCP 인증 축산 농가에서 축사의 HACCP 운영 현황을 점검하는 모습
강원도의 HACCP 인증 축산 농가에서 축사의 HACCP 운영 현황을 점검하는 모습

경기 화성시에서 한우를 키우는 이도권 형제농장 대표(70)는 2012년 10월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획득했다. HACCP의 핵심은 깨끗한 농가 환경을 유지하는 일이다. 오물과 악취 등이 나오는 요소를 제거하고 질병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날마다 축사를 관리했더니 항생제 없이도 소들을 더 잘 키울 수 있게 됐다.

 이 대표는 “HACCP 인증 이전 평균 700kg이 안 됐던 소들의 몸무게가 현재 750kg이 넘는다”며 “등급도 높아져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3일 축산 농가에 대한 HACCP 인증기관인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에 따르면 HACCP 인증을 받은 축산 농가는 6800여 곳으로 2011년 말(2900여 곳)의 2.3배로 늘었다.

 정부는 식품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1995년 HACCP 인증제도를 도입했다. 2년 뒤인 1997년 축산 농가에 대해서도 HACCP 인증을 시작했다. 도입 초기에 일부 대형 축산 농가만 참여했으나 최근에는 HACCP 인증을 받으려는 농가가 늘고 있다. 차별화된 식재료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동물들이 안락한 환경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자라야 한다는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이 확산된 것도 이유다. 자녀 둘을 키우는 최아정 씨(43·여)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조금 비싸더라도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축산물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축산농가가 HACCP를 받으려면 우선 소독 설비를 갖춰야 한다. 가축 1마리당 사육공간도 한우 7.0m², 젖소 8.4m², 돼지 0.8m² 등을 확보해야 한다. 가축의 성장 단계마다 어떤 약품을 썼는지 기재하고 그 약품을 담았던 용기의 처리 과정까지 기록으로 남겨둬야 한다. 한우를 기준으로 기본 점검 사항만 40가지가 넘을 정도로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농가에 돌아오는 이득도 크다. 이현수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 농장팀장은 “HACCP 운영 한우 농장의 경우 인증 전에 비해 1등급을 받는 비율이 20% 늘었고 경매가격도 9.8% 상승했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축산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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