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하는 리더가 훌륭한 기업을 만든다. 리더는 다양한 관심사와 지식에 대한 욕구를 통해 기업의 질을 높이고 뿌리를 튼튼하게 한다. 그것이 기초가 되어 사업 영역은 늘어나고, 조직원들의 사기와 역량은 높아지는 것이다. 1997년 중소 건설사로 시작해서 자동차 파레트, 더 나아가 모바일 게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에 걸쳐 9개 계열사를 안고 있는 ㈜건원건설(www.kwcon.co.kr)은 이방우 회장의 남다른 경영 철학을 통해 중견 그룹으로 거듭나고 있다. 열린 경영으로 9개 계열사 운영
“지금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신입 직원에게도 물어봅니다.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더 잘 알고 싶은 욕구, 그리고 더 나은 사업을 위한 준비이죠. 리더는 항상 열린 마음을 갖고 아랫사람들을 대해야 하며, 어떤 주제 목표 과정에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회장은 계열사들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을 그렇게 설명한다. 실제로 건원건설은 폭넓은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 해외건설대상까지 수상한 그룹 모태인 건원건설을 비롯해 수출용 자동차 접철식 파레트를 취급하며 현재 국내를 넘어 러시아, 브라질까지 진출해 그 기술력을 입증한 ㈜건원 IP&L과 철강회사 건원 에스아이(SI), 개발회사인 건원 디앤에스(D&S), 씨티종합개발까지 업계에서는 건설 관련 모든 범주를 포괄하는 사업 수직화를 완성했다는 평이다. 그리고 건설기업이라는 한계를 넘어 ‘젊은 게임 개발자들이 역량과 가치를 발현할 수 있는 장을 부여하기 위해’ 모바일 게임사를 편입시킨 IT플랫폼 기업까지 산하에 9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주택 공급 가속화… 아파트 브랜드 ‘여미지’ 론칭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지만 그럼에도 그는 그룹의 모태가 되는 건설 분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여전히 크다. 풍부한 시공 경력과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토목, 건축, 강구조물, 택지 개발 등에서 놀라운 경쟁력을 보여 온 건원건설은 사업 기획부터 설계, 파이낸싱, 시공, 운영-관리까지 가능한 토털 솔루션으로 고객사들의 많은 지지를 받아 왔다. 특히 몽골 광산 개발,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남태평양 바누아투 공화국까지 주택 수주를 따내며 2014년 해외건설대상을 수상한 이력은 그의 자부심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항상 쉽게 일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남들이 진출하지 않는 곳을 개척하는 게 보람되고 또 즐거워요. 최근 말레이시아 정부 주택 사업의 시행사업을 현지 정부와 계획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입니다.”
건원건설은 올해 아파트 시장에도 뛰어들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브랜드명은 순우리말인 ‘여미지’다. 한편으론 고을 려(麗), 아름다울 미(美), 땅 지(地) 등 세 글자를 합친 명칭으로 ‘내가 사는 곳에 아름다움을 짓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말이다. 아파트는 소비자, 특히 주부들의 니즈를 얼마나 잘 반영하느냐가 중요하다. 여미지는 기존 대기업 건설사들의 화려하고 비싼 아파트와 차별화된 생활밀착형 편의성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계획이다. 현재 서울 송파구 마천동에 ‘송파 여미지’를 착공하였으며 인천 계양구 계산동 한우리아파트 재건축사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행동하는 리더십에 뜨거운 열정까지
학창 시절부터 이 회장은 사회에 이바지하고 스스로가 주체가 되는 일을 해보자는 뜻을 품고 사업가를 꿈꾸게 됐다. 이후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건설업에서 찾게 됐다. 그는 상경한 후 건설 엔지니어로 직장생활을 했다. 첫 직장 면접 때도 ‘사업 계획이 있으니 내가 준비가 됐을 때는 미련 없이 퇴사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배짱이 있었다. 물론 그 누구보다 헌신하며 솔선수범을 보였다. 이 회장은 과거를 회상하며 “첫 직장은 기본적인 조직 관리와 영업 등 사업의 자질과 기초를 배울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워커홀릭이다. 사소한 실수도 하지 않기 위해 꼼꼼히 검토하는 습관이 오랜 기간 몸에 배어온 것. 그래서 그는 창업 이후 자택도 늘 회사와 가까운 곳에 두고 주말에도 혼자 나와 예정된 업무를 미리 검토하고 서류 등을 결재했다. 이 회장은 “일하는 것이 즐거울 뿐 완벽주의자는 아니다”며 겸손해했다.
그는 단기간 큰 수익이 보장되는 프로젝트도 절대 욕심을 내는 법이 없다. 다만, 기회가 주어지면 최선을 다해서 그 기회를 살리겠다는 각오로 사업을 차근차근 넓혀 나갔다. 이 회장은 “열정 하나로 지금까지 왔다고 자부한다. 사업가가 현실에 안주하고 열정이 식어 갈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며 지금도 새로운 사업 발굴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트코인 사업에도 가이드라인을 잡아두었다. 현재 비트코인 마이닝 시스템을 도입하여 시험 운영 중이고, 비트코인 거래 시스템과 전자지갑의 개발을 준비하고 있으며 향후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서비스 플랫폼 구축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의지와 뚝심… 치밀한 리스크 대응이 관건
올해 스무 살이 된 건원건설. 1997년 4월 때마침 경제위기가 닥치고 있는 시기에 창업을 한 이 회장에게 ‘만일 경제위기가 올 거란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도 창업했겠느냐?’라고 질문을 던지자 그는 단호한 목소리로 “그렇다”고 말했다.
“창업은 시대 흐름에 따라 하면 실패한다”고 단언하며 “스스로 사업 준비가 되었는지, 그럴 자질을 갖췄고 충분한 노하우와 근성이 쌓여 있는지를 판단해 창업을 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평소 ‘남의 탓을 하지 말자’는 생활신조를 갖고 사업을 시작한 이래 줄곧 ‘마이웨이(My Way)’를 걸어온 그는 지금도 후배 기업인이나 청년들에게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돈이나 시기 판단이 아닌, 근성과 의지라고 조언한다. 사업에 대한 그의 남다른 의지와 뚝심을 엿볼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그가 의지와 뚝심만으로 사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건 아니다. 그 바탕에는 치밀한 계산과 준비가 갖춰져 있다. 현재 이 회장이 9개 계열사를 성공적으로 경영하는 데는 ‘리스크를 분산한다’는 철저한 계산이 자리하는 것. 역시 성공한 건설사의 최고경영자(CEO)답게 그는 그 소신을 ‘주택 건설’에 비유해 설명한다.
“가령 우리가 주택을 지을 때를 생각해 보자. 만일 안정적인 발주처가 있다 해도 반드시 분산 발주를 진행해야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어쩌면 이런 방식이 더 높은 수익과 매출을 올리는 데 방해가 될지 모른다. 하지만 이 같은 리스크 테이킹을 통해 회사는 파트너사나 발주처 등의 횡포나 계약 불이행 등의 리스크에도 큰 타격 없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그런 노력들이 회사의 지속적인 운영과 우리 임직원들의 안정된 삶을 보장할 수 있다.” 이는 전 계열사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이 회장은 “타 기업에 우리 기업의 운명을 맡기지 않으며 항상 최선과 동시에 차선책을 준비하는 유비무환의 정신을 갖춰야 한다”는 메시지를 150여 명의 직원에게 늘 강조하고 있다.
투명하고 깨끗한 경영으로 고객 만족을 약속하고 있는 이 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사업이 안 풀릴 때마다 마음이 편해야 사업이 잘된다며 늘 응원하고 묵묵히 내조해준 아내에게 정말 고맙다.” 화목한 가정에서 항상 믿음을 주는 아내를 위한 집을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이 오늘날 이 회장과 건원건설의 성공을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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