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이 대우조선 노조의 ‘자구안 동참’ 동의가 없으면 추가 자본 확충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노조가 동참하지 않으면 대우조선의 회생 작업에서 손을 떼겠다”며 노조 측을 압박하고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9일 “25일로 예정된 대우조선의 임시 주주총회 일정을 감안하면 10일 오전까지 노조의 자구안 동참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동의서가 없다면 채권단 차원의 자본 확충 계획은 ‘올 스톱’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현재 자본잠식 상태인 대우조선의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추가로 2조8000억∼3조 원의 자본을 확충해주는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추가 자본 확충 계획을 대우조선 임시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려면 10일 오전까지는 노조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게 채권단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최근 대우조선에 노조는 쟁의행위 금지와 자구계획 이행 동참 등을 약속한다는 동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지난해 10월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4조2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할 때도 노조는 무파업과 임금 동결을 약속하는 동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9월 출범한 대우조선 새 노조집행부는 자구안 동참 동의서 제출을 반대하고 있다. 채권단과 회사 경영진이 제시하는 인력 감축 방안은 노조원의 일방적 희생만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노조를 만나 현 상황을 설명하는 등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추가 자본 확충에 따른 채권단의 부담이 큰데도 파국을 막기 위해 지원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노조도 대승적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노사가 대립하면서 연내 임·단협 타결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노조집행부가 10일 4시간 부분파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해양사업본부 소속 노조 대의원이 이를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노-노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사실상 노사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지난달 출범한 노동자협의회 집행부가 대의원 선출 일정 등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협상이 언제 재개될지 몰라 기다리고 있다”며 “연내 협상 타결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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