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 공백이 길어지면서 고용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한국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은 취업자 수가 7월 이후 4개월 연속 큰 폭으로 줄었고, 청년(15∼29세) 실업자는 1년 전보다 5만 명 이상 급증했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16년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57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27만8000명 늘었다.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은 2, 3년 전만 해도 30만∼50만 명 선을 유지했지만 올해 들어 20만 명대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산업별로 봤을 때는 제조업 취업자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만5000명 감소하며 7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나타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추락했던 2009년 9월(11만8000명 감소) 이후 최대치다. 통계청은 “전반적인 경기 위축으로 기업들의 신규 고용이 줄어든 가운데 조선과 해운, 철강 등 업종에서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실직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각종 실업 관련 지표도 악화됐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8.5%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10월 기준으로는 199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체 실업률은 3.4%로 1년 전에 비해 0.3%포인트 오르며 10월 기준으로 2005년(3.6%) 이후 가장 높았다. 20대와 30대를 중심으로 실업자가 8만4000명가량 증가해 10월 실업자는 총 92만3000명에 달했다.
고용 한파는 조선과 해운 등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지역에 더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조선업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은 울산(3.6%)과 경남(2.7%)은 1년 전에 비해 실업률이 각각 1.4%포인트, 0.2%포인트 올랐다. 울산지역의 실업률 상승 폭은 2014년 6월(1.7%포인트) 이후 최대였다.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직격탄을 맞은 부산(3.4%) 역시 1년 전에 비해 실업률이 0.1%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그 여파가 지역 협력업체에 본격적으로 옮아가고 있어서다. 따라서 ‘수출 부진→생산 감소→고용 축소’의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기획재정부는 “추가경정예산과 10조 원 규모의 추가 경기보강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민간 부문의 활력을 끌어올려 고용 여건을 개선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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