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10일 화요일 오전 6시.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사는 기자 구보 씨(37)는 알람 소리에 잠이 깼다. 어제 늦게 퇴근했더니 30가구 빌라 주차장에 2개밖에 없는 전기차 완속 충전기에 다른 주민의 차가 물려 있어서 충전을 못했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일어난 그는 서둘러 잠옷 바람으로 내려가 충전이 끝난 옆집 차에서 커넥터를 빼내 자신의 국산 전기차에 꽂았다. 커넥터는 완충이 되면 잠금장치가 자동으로 풀려 차주가 없어도 차에서 빼낼 수 있다.
구보 씨는 1시간 급속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400km)까지 갈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1년 전에 5000만 원을 주고 자율주행기능까지 들어간 전기차를 구입했다. 부족한 충전시설만 제외하면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다. 처음에는 차가 너무 조용해서 페라리 12기통의 배기음이 스피커로 나오는 기능을 켜고 다녔지만 공허해서 이젠 사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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