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7조5000억 원 불어나며 예년을 웃도는 급증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잇단 가계부채 대책에도 가계 빚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의 가계대출(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695조7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7조5000억 원 늘었다. 이 같은 증가폭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8년 이후 10월 기준으로 작년(9조 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다. 예년(2010~2014년) 평균 증가액(3조9000억 원)과 비교하면 거의 2배 수준이다.
지난달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끈 것은 주택담보대출이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523조4000억 원으로 한 달 새 5조5000억 원 급증했다. 전달 증가액(5조2000억 원)보다 증가폭이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예년 평균 증가액(3조 원)도 크게 웃돈다. 한은 관계자는 "집단대출이 꾸준한 데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주택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도 2조 원 늘었다. 전달 증가폭(8000억 원)의 2.5배 수준이다. 추석 연휴와 코리아세일 페스타 기간에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으로 빚을 내 소비에 나선 가계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되지만 생계형 대출이 많아 넓은 의미의 가계대출로 꼽히는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도 2조2000억 원 늘었다.
범정부 차원의 '8·25 가계부채 대책'에 이어 금융당국이 은행들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우회적인 부채 총량 관리까지 나섰지만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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