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콘텐츠 스타트업에 400억 투자

소프트뱅크벤처스와 500억 펀드조성
웹툰-영상전송-음성변조 등 다양… 초기기업에 10억∼15억씩 지원

　네이버가 자회사 라인을 상장해 확보한 자금으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 확보에 적극 나선다. 네이버는 14일 서울 강남구 선릉로에 있는 창업지원기관 ‘디캠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함께 이달 말 5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비디오, 웹툰 등 콘텐츠 관련 초기 기업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새로 조성될 에스비넥스트미디어이노베이션펀드에 네이버가 400억 원을,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한국벤처투자가 각각 45억 원, 5억 원을 출자키로 했다. 해외 벤처캐피털도 50억 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벤처스의 관심은 개인 창작자와 이들의 콘텐츠를 풍성하게 만들고 빠르게 배포할 수 있도록 돕는 영상 전송 및 압축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맞춰져 있다. 예컨대 딥러닝 기반의 음성변조 기술회사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인데, 이는 개인 창작자들이 만든 콘텐츠에 재미와 활력을 불어넣어 시너지(상승)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투자 규모는 기업당 10억∼15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펀드 조성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서 플랫폼 사업자들이 자사 사업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는 상황 속에서 이루어졌다.

　구글 자회사 유튜브는 지난달 콘텐츠 창작자와 광고주를 연결해주는 페임비트를, AT&T와 버라이즌과 같은 대형 통신회사는 각각 미디어 타임워너, 포털 아메리카온라인(AOL)을 인수한 바 있다.

　김준구 네이버 웹툰&웹소설CIC 대표는 “네이버는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아 글로벌 회사들과 콘텐츠 확보 경쟁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이에 우리 플랫폼에 콘텐츠 창작자가 오기를 기다리기보다 먼저 발굴해 브이(V) 라이브, TV캐스트 등 서비스와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투자 행보는 7월 라인을 미국, 일본에 동시 상장한 이후 가속화되고 있다. 9월에는 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 장관이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털의 유럽투자 펀드에 1억 유로(약 1270억 원) 출자 계획을 밝혔고, 10월에는 라인이 ‘스노우’에 4500만 달러(약 527억 원)를 투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동영상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스노우가 내외신 기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스노우는 아시아 시장에서 10∼20대 젊은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 스노우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는 보도까지 최근에 나왔다.

　김창욱 스노우 대표는 “글로벌 대형 회사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사실이지만 직접 스노우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현재는 아시아에서 시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