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주력 제품이 리콜 조치를 당하면 경쟁업체에는 시장점유율을 높일 호재가 될 것이다. 리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브랜드 이미지를 해칠 것이고,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경쟁사 제품을 찾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코리아 최신호(2016년 11월 호)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통념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이 연구를 진행한 미국 워싱턴대와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진은 리콜을 실시한 브랜드가 오히려 경쟁업체에 타격을 입히게 되는 현상을 ‘어긋난 파급효과’라고 소개했다.
이 연구는 크라이슬러, 혼다, 닛산, 도요타 등 자동차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470일 동안 1000개가 넘는 자동차 관련 소셜미디어 사이트에서 댓글을 관찰하고 브랜드별 시장점유율, 매출, 시가총액의 변화 추이도 추적했다.
연구 결과 어떤 브랜드가 리콜을 단행하면 소비자들은 경쟁사 브랜드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런 분위기 탓에 경쟁업체 또한 타격을 입는 사례가 발생했다. 리콜 조치는 특히 리콜이 단행되는 브랜드와 원산지가 같은 제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반면에 원산지가 다른 경쟁업체에는 유리하게 작용했다. 즉, 리콜을 단행한 브랜드는 리콜 이후 6일간 시가총액이 평균 730만 달러 줄었고, 같은 기간에 원산지가 같은 경쟁사의 매출 역시 평균 380만 달러 감소했다.
연구진은 또한 리콜을 실시한 브랜드나 경쟁업체가 리콜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첫째, 리콜 기업은 사과 광고를 내는 것이 리콜 사태를 더 많은 소비자에게 인식시켜 피해를 늘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리콜 기업과 원산지가 같은 경쟁업체라면 리콜 기업의 불운을 발판으로 삼기보다는 몸을 낮춰야 한다. 눈에 잘 띌수록 ‘어긋난 파급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원산지가 다른 경쟁업체라면 자사 제품의 차별점이나 강점을 돋보이게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리콜 사태를 두고 소셜미디어상에서 벌어지는 논의들을 면밀히 추적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마케팅 전략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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