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올해 1만4000명 감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7일 03시 00분


삼성-두산 등 대규모 구조조정… 조선3社에서만 6000명 감원
전체인원 3년만에 100만명 밑돌아

 
삼성그룹 계열사의 부장으로 근무 중인 A 씨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부쩍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삼성중공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등 5개 계열사에서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했지만 경제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여기에 ‘최순실 게이트’까지 겹치면서 움츠러든 기업들이 추가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설지 모른다는 게 요즘 임직원들의 단골 화제다.

 시계 제로의 난국에 처한 재계에 감원 바람까지 몰아치고 있다. 국내 30대 그룹이 올해 들어 임직원 1만4000여 명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업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 3사에서만 6000여 명이 줄어들었다.

 16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 255곳을 조사한 결과 전체 고용 직원은 98만834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이들 기업의 재직 인원 100만2653명보다 1만4308명(1.4%)이 줄어든 것이다. 30대 그룹의 전체 고용 규모가 100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3년 이후 3년 만이다. 재계에서는 국내외 경기 불황 여파가 고용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총수들이 검찰에 소환되는 상황에서 경영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어 ‘고용 한파’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4분기(10∼12월)를 지나 내년까지 추가 감원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룹별로는 올해 초 계열사별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삼성그룹이 전체의 4.3%인 9515명을 줄였다. 지난해부터 계열사 매각과 구조조정을 병행 중인 두산그룹도 1978명(10.6%), 2014년부터 몸집 줄이기에 한창인 KT도 1203명(2.5%)을 각각 줄였다. 이어 포스코 582명(1.9%), GS그룹 393명(1.7%), 금호아시아나그룹 246명(1.6%), SK그룹 202명(0.4%) 순이었다.

 고용 칼바람은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 ‘빅3’에 집중됐다. 가장 먼저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간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세 차례 희망퇴직을 받아 3000여 명을 내보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상반기(1∼6월) 각각 1500여 명과 500여 명을 감원했다.

 조선사들은 채권단에 약속한 자구안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인원을 더 줄여 나갈 예정이다. 14일 6개 독립회사로 수평적 분할을 결정한 현대중공업은 조선업 불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인원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2019년까지 1300여 명을 더 내보내 전체 인원을 1만 명까지 줄일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올해 6월 발표한 자구계획에 따라 2018년 말까지 4000∼5000명을 추가로 내보낼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고위 관계자는 “어느 정도 수주가 뒷받침된다는 가정 아래 마련한 자구안이어서 지금처럼 수주가 어려우면 감축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말보다 835명을 늘린 LG그룹을 비롯해 CJ그룹(778명), 현대자동차그룹(600명), 한화그룹(357명) 등 고용을 늘린 회사들도 있었다.

김지현 jhk85@donga.com·정민지 기자
#구조조정#30대그룹#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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