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최순실 사태’ SNS 이용 급증… 허위정보-홍보성 기사 범람
네이버 등 ICT 기업들 노심초사… 제휴심사 강화 등 대책마련 분주
#1.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19일(현지 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페이스북은 가짜 뉴스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발표했다.
#2. 수많은 이들이 지난 주말 페이스북을 통해 ‘이자스민의 미친 법 발의됐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공유했다. ‘KBS 뉴스’라며 공유된 이 글은 이자스민 전 국회의원이 불법 체류자에게 국민과 동등한 복지를 제공하는 법을 발의했다는 내용이었지만 가짜 뉴스였다.
국내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가짜 뉴스’ 암초를 만났다. 페이스북과 구글, 네이버, 카카오 등 ICT 기업들은 그간 “우린 미디어가 아니다”라며 전통 매체와 거리를 둬 왔다. 하지만 뉴스 플랫폼으로서 갖는 영향력과 역할이 확대되면서 뉴스 관리 체계에 대한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자 페이스북과 구글은 트럼프 후보에게 유리한 가짜 뉴스를 무분별하게 유통했다는 비난에 부딪혔다. 위기감을 느낀 저커버그는 18일(현지 시간) “가짜 정보를 사람들이 신고하기 전에 미리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구글도 가짜 뉴스 사이트를 광고 계약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가짜 뉴스나 광고홍보성 유사 기사가 느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량이 많은 젊은 세대를 위주로 유력 인사가 선정해 공유하는 뉴스만 보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 및 정보의 공유량은 ICT 기업엔 양날의 검이다. 뉴스 소비에 따라 플랫폼 체류 시간이 늘며 광고 수입이 증가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보의 범람으로 플랫폼 자체의 신뢰도가 저하될 수 있는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대표 IC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뉴스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심사를 진행 중인데, 기사로 위장한 광고 홍보 전송과 선정적 기사 및 광고성 기사에 관한 규정이 더욱 엄격해졌다. 경고 조치를 받은 매체를 비공개로 한다는 조항은 빠졌다. 올 상반기 진행된 1차 심사와 달리 규정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국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서도 양대 포털과 카카오톡 등 SNS는 주된 뉴스 전달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런 때일수록 뉴스 페이지 편집과 관련해 외부의 문제 제기가 있을까 봐 노심초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최근 다음 뉴스에 ‘단독 기사’ 메뉴를 신설하며 “이슈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단독 보도들이 실시간 뉴스에 파묻히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디어 기능 강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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