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2%대로 낮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금리인상 움직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의 대내외 악재로 경제 전망의 수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20일 “올해 6월 이후 다양한 대내외 변수가 생긴 만큼 성장률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성장률 전망치 수정 방침을 밝혔다. 기재부는 다음 달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내놓으면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할 예정이다. 정부는 올해 6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로 3%를 제시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경제에 부정적인 요인뿐 아니라 긍정적인 요인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악재가 많아 상향보다는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 미국이 다음 달 금리를 올리고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 공약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세계 금융시장과 교역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한국의 수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상황도 녹록하지 않다.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9월 28일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시행돼 음식점 등이 타격을 받았다. 여기에다 ‘최순실 게이트’로 정치적 혼란이 커지고 있다. 경기의 불씨를 살려야 하는 정부도 제 역할을 다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 예산안 통과나 정부의 재정 집행 등이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 연구기관과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을 이미 2%대로 낮췄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지난달 2.2%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 낮춘 2.8%로 제시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2.7%)를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2%대로 추락하면 1961년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2%대 성장을 하게 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구조적인 경기 침체에 대내외 악재까지 터졌는데 경제 컨트롤타워까지 무너져 있는 상황이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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