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의 수익성 높은 사업 급증 3분기 이자수익, 작년보다 10.5%↑ 부실 우려 대출 자산도 9.3% 늘어 “소득 수준에 맞게 대출 이뤄져야”
카드업계가 수익성이 높은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카드론 사업 확대로 인한 부실 우려 대출 증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우선 카드사들이 올 3분기(1∼9월) 카드론으로 얻은 이자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00억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1일 7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까지 카드론으로 올린 수익은 2조391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수익인 2조1646억원보다 2264억원(10.47%) 증가한 수치다. 전체 영업 수익에서 카드론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17.3%로 지난해 3분기(16.09%)보다 1.21%포인트 상승했다.
카드사들이 카드론을 늘리는 이유는 높은 수익성에 기인한다. 저금리 기조때문에 카드사들이 대출 자금을 조달할 때 적용받는 조달금리는 2∼3%대로 낮지만 카드론 금리는 평균 14∼16%의 고금리여서 마진율이 높다. 카드론 영업 확대로 실제 카드업계의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올 3분기 카드사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1조5737억원)대비 47억200만원(0.3%) 증가한 1조5784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원이 악화된 상황에서 그나마 카드론이 가장 실질적으로 돈이 되는 사업”이라며 “카드론 영업을 앞 다퉈 늘리고 있는 이유”라고 했다.
하지만 부실 우려 대출이 급증하는 부작용도 있다. 부실 우려 대출은 대출상환 금액이 연체되거나 손상된 채권을 말한다. 실제 지난 3분기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자산 중 부실 우려 대출 자산은 1조4139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2940억원)보다 1199억원(9.3%) 늘었다.
문제는 카드론이 고금리인데다, 신용대출이다보니 부실이 조금만 늘어도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금융권의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영세 자영업자나 저소득자들이 비교적 손쉽게 대출이 가능한 카드론으로 몰리고 있다는 주장이 팽배하다. 또 다른 빚을 갚기 위해 카드론을 받는 일명 돌려막기식 대출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카드론을 받는 사람은 은행 대출이 어려운 저신용자나 저소득층이 많은데 금리가 오르거나 경기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카드사는 지난 2003년 카드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위험 관리를 철저히 하고 금융당국은 카드론도 소득 수준에 맞게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