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 韓美 대표 로펌에 조직진단 맡겨… 檢 수사 등 악재 속 준법경영 쇄신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3일 03시 00분


매킨지 등 3개 자문사 동시 진행

 롯데그룹이 한국과 미국 대표 로펌에 조직 진단을 맡기고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이어 올해 오너 일가의 횡령·배임, K스포츠재단 부정 청탁 의혹 등 그룹 안팎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22일 “미국 대형 로펌 ‘아널드 앤드 포터’와 한국 ‘김앤장’이 주력 계열사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시스템을 진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만간 개선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롯데그룹은 올 9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에 롯데그룹 정책본부 조직 개편을 위한 컨설팅을 맡기기도 했다. 이에 따라 외부 자문사 세 곳이 롯데그룹 쇄신 작업에 참여하게 됐다. 롯데가 준법경영과 조직 진단을 위해 복수의 국내외 자문사의 진단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아널드 앤드 포터가, 롯데케미칼은 김앤장이 맡아 의사결정 체계, 준법경영을 위한 조직 개선 방안을 만든다. 롯데 관계자는 “개선 방안이 마련되면 시범 운영한 뒤 다른 계열사로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말 준법경영을 위한 정비 제안을 받고 이를 조직 개편 및 운용에 적용할 방침이다. 매킨지 보고서는 이미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널드 앤드 포터는 미국 워싱턴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에 사무실 9개, 변호사 700명을 보유한 초대형 로펌이다. 이 로펌의 부패방지 및 준법경영 팀이 최근 한국을 찾아 주요 임직원과 인터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앤장은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 때부터 인연을 맺고 있다.

 복수의 외부 자문사가 그룹 쇄신에 참여하게 된 배경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가 작용했다. 신 회장은 “외부의 눈으로, 객관적으로 우리를 들여다봐야 한다”며 외부 자문을 의뢰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조직을 바꿔야 한다는 절박함과 의지가 강해졌다. 준법경영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25일 그룹 혁신을 위해 회장 직속 준법경영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바로 다음 날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 참석해 일본 롯데에도 준법경영위원회를 설치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롯데그룹의 조직 쇄신 의지와는 별개로 그룹 안팎의 상황은 녹록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올해에만 두 번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신 회장은 곧 국정조사 출석도 앞두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다음 달 정기인사와 달리 쇄신을 위한 조직 개편은 내년 상반기(1∼6월)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롯데#로펌#매킨지#조직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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