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최근 ‘사잇돌 대출’의 1인당 대출 한도를 최대 50% 높여주겠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금융권의 중금리 대출 시장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은행권은 기존 영업방식과 달리 비대면 채널을 내세워 쉽고 빠른 중금리 대출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은행 문턱을 넘기는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신용이 우량한 고객들을 선점하기 위해 대출 한도나 대출 기간을 공격적으로 늘려 잡은 상품을 내놓고 있다.
금융권의 중금리 대출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은행권에서 3∼5%대 저금리 대출을 받지 못하고 저축은행과 대부업 등에서 20%대 고금리로 돈을 빌려야 했던 중저신용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됐다.
사잇돌 대출로 50% 더 빌린다
사잇돌 대출은 금융당국이 4∼8등급 중저신용자들을 위해 내놓은 연 6∼19% 중금리 대출 상품이다. 통상 5년간 나눠 갚는 조건으로 1인당 20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차입자의 신용도에 따라 사잇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을 1인당 최대 50% 더 늘려주기로 했다. 현재는 서울보증보험이 차입자에 대한 보증 한도를 결정하면 은행과 저축은행들이 이 보증한도 내에서 대출을 해준다. 다음 달부터는 신용도가 양호한 대출자는 보증한도의 50% 범위에서 추가로 보증을 받아 은행에서 사잇돌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다. 다만 ‘1인당 2000만 원’이라는 기존 한도는 유지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1000만 원의 사잇돌 대출을 받은 A 씨의 경우 신용도가 좋으면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500만 원을 더 보증받아 15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다. 사잇돌 대출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은행은 1086만 원, 저축은행은 879만 원이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다음 달부터 사잇돌 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현재 30곳)도 점차 늘리기로 했다.
더 쉽고 빠르게 vs 더 많은 한도
우리은행은 지난해 5월 ‘위비모바일 대출’을 선보이며 은행권의 중금리 대출 시장을 열었다. 신용등급 1∼7등급 고객들이 연 5.67∼9.47%(11월 21일 기준) 금리로 1000만 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모바일로 신청하면 5분 이내에 대출 가능 여부를 알 수 있다. 대출금액을 다른 은행 통장으로도 입금받을 수 있게 해 편의성을 높였다.
저축은행들은 중위신용자들을 위한 중금리 대출을 적극 내놓고 있다. SBI저축은행의 ‘사이다 대출’은 누적 대출실적이 1770억 원으로 저축은행 중금리 시장을 이끌고 있다. 1∼6등급 고객이 1인당 최대 3000만 원을 빌려 66개월간 나눠 갚을 수 있다. 신용등급별로 금리가 6.9(1등급)∼13.5%(6등급)로 정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JT친애저축은행은 빚이 없는 직장인에게 12∼19.9% 금리로 최대 5000만 원을 빌려주는 ‘원더풀 와우론’과 1∼5등급의 연소득 2600만 원 이상 직장인에게 5.9∼11.9%로 최대 1억 원을 빌려주는 ‘원더풀 슈퍼와우론’ 등 2가지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소득증빙이 가능한 일반인들에게 모바일이나 인터넷, 전화를 통해 최대 5000만 원을 8.9∼19.9% 금리로 빌려주는 ‘전화텐대출’ 등 중금리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평소에도 중금리 대출 영업을 해오던 상호금융권은 신규 상품을 내놓으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14일 ‘MG 기분 업(UP) 대출’을 내놨다. 자체 신용평가 기준으로 중위등급에 속하고 기존 새마을금고의 대출을 성실하게 상환하고 있으면 최대 4000만 원을 평균 7% 수준 금리에 빌려주는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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