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태로 공직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경제부총리가 기강 다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사실상 ‘식물 정부’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란 지적이 나온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23일 서울-세종 영상회의로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며 “기재부는 원칙과 소신에 따라 일을 해온 것이지 특정 정권이나 개인을 위해 일해 오지 않았다”며 직원들을 다독였다. 조원동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구속과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의 미르재단 관여 의혹 등으로 조직 사기가 땅에 떨어지자 유 부총리가 긴급처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유 부총리는 확대간부회의 직후에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최근 국내 정치 상황으로 경제 주체들의 심리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경제팀이 중심을 잡고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년 단위로 업무를 추진하는 기재부는 보통 연말에 정기국회 예산안과 쟁점법안 통과를 목표로 국회 설득에 집중한다. 하지만 최근의 정국 혼란으로 경제정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통상적인 업무’만 하는 기재부에 대해 잇달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이 미국 대선 직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간의 회담을 성사시킨 것과 비교하며 미국 정권 교체기의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 부총리는 기재부 확대간부회의에서 “견위수명(見危授命·나라가 위태로울 때 자기 목숨까지 바친다는 뜻)의 자세를 가져 달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그러나 내부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이 이뤄질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는데 일손이 잡히면 그게 비정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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