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車산업 집중” KAI 지분 전량 매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4일 03시 00분


3200억 규모… 신차 마케팅 활용할듯

 현대자동차가 한국항공우주(KAI) 지분을 모두 팔았다. 자동차 이외의 분야를 정리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23일 현대차는 이날 오전 증권시장 개장 전 KAI 지분 4.85%(약 473만 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전량 매도했다고 밝혔다. 블록딜이란 주식을 대량으로 거래할 매도자와 매수자가 있을 때 주식시장에 미칠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장 전후에 이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대차에 따르면 이날 판 주식은 모두 3200억 원 규모로 하나금융이 전량 매수했다.

 현대차는 올 초부터 KAI 주식을 꾸준히 팔며 항공우주 분야를 정리해왔다. 총 10%의 지분이 있었으나 3월에 5%를 팔았고 최근에 0.15%를 추가로 팔았다. 그리고 가지고 있던 나머지를 이날 처분했다. 현대차는 1999년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이 합병해 KAI가 출범하면서 KAI 지분을 보유해왔다.

 현대차는 그룹 차원에서 자동차 산업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매각 대금은 일단 현금으로 보유한 뒤 이사회를 통해 향후 연구개발 투자 등 용도를 정해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내수 시장에서 극심한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은 현대차는 최근 ‘그랜저 IG’ 등 신차를 내놓으며 내년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KAI 지분 매각으로 현금이 확보된 만큼 앞으로 신차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KAI는 이날 블록딜의 충격으로 전날보다 1.76%(1200원) 내린 6만7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현대차의 블록딜은 어느 정도 예상된 절차였고,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KAI의 주가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현대#kai#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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