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해외 터미널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법정관리 중인 한진해운의 스페인 터미널을 인수한다. 국내 은행에 소유권이 넘어간 한진해운 선박들은 속속 매각되기 시작했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 소유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매각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 28일부터 2, 3주간 실사한 뒤 12월 말 본계약을 체결하고 터미널 지분 100%를 인수할 계획이다.
알헤시라스 터미널은 35만7750m²에 연간 186만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분)를 처리할 수 있는 현대식 터미널이다. 지중해와 북유럽, 북미를 연결하는 지점인 데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북아프리카 시장과도 가까워 최적의 환적항이자 전략적 물류 거점으로 평가된다. 덴마크 머스크, 중국 코스코 등 세계적 해운사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알헤시라스 항만청으로부터 2040년 7월까지 임차한 상태다.
한진해운 북미 노선을 놓친 현대상선은 해외 터미널 확보를 경쟁력 강화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선박이 터미널에 들어가 짐을 하역하는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데, 자신이 소유한 터미널에서는 그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현재 미국에 2곳, 대만에 1곳 등 총 3곳의 터미널을 소유하고 있고 네덜란드에 지분 20%를 보유한 터미널이 있다.
한편 우리은행은 한진해운의 탱커선 4척을 홍콩 소재 외국 선사에 매각했다고 25일 밝혔다. 매각 대금은 약 5860만 달러(약 670억 원)다. 이 배들은 한진해운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선박금융을 갚지 못해 금융권에 반환한 선박 44척 중 매각에 성공한 첫 사례다. 우리은행은 이번 매각을 통해 선박금융 미회수 채권 368억 원을 연내 회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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