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7일(현지 시간)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북미영상의학회(RSNA)에 참가해 의료용 영상기기를
처음 공개했다. LG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위 사진). 삼성전자도 이날 이동형 X선 GM85 등
영상진단기기 라인업을 공개했다. 각 업체 제공
LG전자가 의료용 영상기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LG전자는 27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개막한 북미영상의학회(RSNA)에 참가해 의료용 영상기기 3종을 공개했다. LG전자가 의료용 영상기기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LG전자의 승부수
LG전자가 이날 공개한 의료용 영상기기는 △붉은색 세밀한 표현이 가능한 수술용 모니터 △진료, 환자 상담 관련 임상용 모니터 △필름을 사용할 필요가 없는 디지털 X선 검출기(DXD) 등 3종이다. LG전자 측은 “수술용·임상용 모니터는 12월, 디지털 X선 검출기는 내년부터 각각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연간 3500억 달러(약 409조 원)다. 이 중 LG전자가 첫발을 내디딘 의료용 영상기기 시장 규모는 4조 원 안팎이다. 전체 시장 규모를 따져볼 때 주요 시장은 아니지만 LG전자로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은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활용했을 때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기 때문에 의료용 영상기기 시장 진출을 선택했다.
이날 LG전자가 공개한 의료용 영상기기 3종 중 LG전자가 전면에 내세운 제품도 풀HD보다 4배 선명한 울트라HD(3840×2160) 해상도를 갖춘 수술용 모니터다. 같은 붉은색이라도 미세한 차이를 선명히 보여줘 혈액과 환부 등을 또렷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모니터만 보면서 수술해야 할 경우 수술 집기의 움직임을 시간차 없이 담아낼 수도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랑스 트릭셀, 독일 지멘스 등 이미 시장 선도 기업 모니터와 비교했을 때 시간차를 절반 가까이 줄일 정도로 기술력을 갖췄다는 것이 내부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 삼성전자도 미국 시장 진출 계획 밝혀
삼성전자도 이날 학회에서 이동형 X선 ‘GM85’ 및 영상의학과 초음파 진단기기와 이동형 CT 등 다양한 제품을 공개했다. 이 중 GM85는 11월 중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아 미국 시장에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는 5년 만에 영상 진단 분야의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전문의들이 빠르고 간편한 기능으로 더욱 자신감 있게 진단을 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
의료기기 산업은 대표적 다품종 소량생산 산업이다. 글로벌 기업 대부분이 품목당 생산 수량이 10만 대를 초과하는 제품이 거의 없다. 주요 수요처인 병원이 기존 유명 제품을 계속 사용하려는 보수적 성향이 강한 데다 제품 인지도와 브랜드 파워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바꿔 말해 삼성전자나 LG전자처럼 글로벌 브랜드 파워가 갖춰진 기업이라면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산업 영역이란 뜻이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 관련 시장은 경기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제품 수명 주기도 짧아 초기 진입장벽만 넘는다면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또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3.1% 안팎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데다 고령화 및 의료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국 외 중동, 아프리카 등의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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