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People]진심-뚝심으로 일군 해운대의 기적… “불가능은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30일 03시 00분


열정으로 꽃피운 ‘두산위브더제니스’
‘꿈’을 짓는 디벨로퍼의 위용 보여줘

 부산 해운대를 불과 5, 6년 전과 비교하면 상전벽해처럼 딱 들어맞는 말이 또 있을까.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됐다는 뜻의 상전벽해는 해운대 마린시티에서 실감할 수 있다. 수영만 끝자락에 위치한 마린시티의 위용은 대단하다. ‘부산의 맨해튼’이라는 별명답게 마치 뉴욕의 그곳을 연상시킬 만큼 화려한 경관을 뽐낸다.

 해운대 초고층 주거단지 밀집지역으로 떠오른 이곳에 와보면 ‘어떻게 저렇게 지을 수 있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난다. 높이도 높이지만 여느 고층건물과는 외형부터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80층(300m) 주거공간으로 국내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는 이곳에서도 단연 걸작으로 꼽힌다.

 이 주상복합은 4만2500m²의 대지에 70·75·80층 총 3개의 주거동과 업무시설 1개동으로 이뤄졌다. 해운대 앞바다의 파도와 장산의 흐름을 형상화한 외형은 주변 환경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외관부터 부산지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손색이 없다. 이곳을 한국의 대표 마천루로 바꾸어 놓은 이가 있다. ㈜대원플러스건설(www.daewonplus.co.kr)의 최삼섭 회장.

최삼섭 회장
최삼섭 회장


무일푼 경상도 사나이의 무한도전


 창문 너머로 해운대 바다가 훤히 보이는 집무실 곳곳에는 수많은 상패와 감사장이 걸려 있다. 그가 발상을 바꿔 올렸던 그동안의 사업 성과를 증명하는 듯하다. 경북 봉화가 고향인 최 회장은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 스타일이다. 투박하지만 진심 가득한 배려를 느낄 수 있는 말투는 그의 매력이 어떤 것인지를 명확히 보여줬다.

 “어린 시절에 서울을 들를 때마다 63빌딩을 멀리서 보며 ‘저렇게 높은 빌딩을 내 손으로도 올려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막연히 꿈만 좇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실천으로 옮겼죠.”

 대원플러스건설이 2000년 창립할 때만 해도 부산 수영만은 철새가 찾던 매립지였다. 갈대가 무성하고 건축물 폐자재가 쌓였던 사실상 버려진 땅이었다. 지금은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선 마린시티(Marine City)가 됐다.

 최 회장은 투자 초기 불모지나 다름없던 이 땅을 매입했다. 주변에서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섰다. 어찌 보면 ‘무모한 도전’이었다. 이때가 2003년. 그 후로 9년 뒤, 그는 두산건설과 함께 주거용 빌딩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두산위브더제니스를 올렸다.

 “시골에서 직장을 찾으려고 차비만 들고 부산으로 왔는데, 처음 한 일이 건설회사 관리감독 일이었어요. 이후 무일푼으로 시작해 건설 컨설팅 회사를 창업했죠. 리스크를 진단하고 분석하는 게 주업이었습니다. 선배 기업인들의 성공과 실패를 교훈 삼으며 지역의 한계를 넘어 1등이 되겠다고 결심하고 기획과 설계, 분양까지 건설 토털 솔루션을 지향하는 디벨로퍼 전문 그룹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부산 송도해수욕장 해상케이블카 조감도(2017년 5월 개장 예정).
부산 송도해수욕장 해상케이블카 조감도(2017년 5월 개장 예정).


‘상전벽해’ 마린시티… 불모지에서 이룬 꿈

 1999년 4월 부산 동구 초량동에 대원컨설팅을 창업한 최 회장은 2002년 4월 대원플러스건설로 개명하고 주택건설협회에 등록했다. 건설경기가 지금보다는 다소 나았던 시절이라 회사는 쑥쑥 성장했다. 그는 자금이 확보되면 건설업과 부동산 등에 재투자했다. 조금 여유가 있다고 해서 다른 업종으로 눈길 한 번 돌리는 법이 없었다. 오직 건설 외길만 고집하며 승부를 걸었다. 2010년에 현원개발을 설립한 데 이어 2012년에는 또 다른 자회사인 금광건설도 창업하며 사업을 키워 나갔다.

 모든 사업이 그렇듯 위기는 늘 있었다. 2012년 두산위브더제니스가 완공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땅을 사고,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따랐다. 건축허가 받는 데 걸린 시간이 4년 반, 떠안은 금융이자만 1000억 원대였다.

“하루에 은행이자로만 6000만 원씩 나가다 보니 모두가 우리 회사를 망할 것으로 내다봤죠. 규모가 워낙에 큰 프로젝트다 보니 인허가가 계속 연기될 것을 예상하고 토지 매입비용 외에 여유자금 500억 원을 추가로 마련해둬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5년여의 기다림 끝에 부산시 허가가 났다. 이후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또 지하에서 생각지도 못한 해수 온천이 터지는 겹경사도 맞게 됐다.

 “고생 한 번 안해 본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무조건 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저는 불가능이란 말을 싫어합니다. 안되면 되게 하는 것이 디벨로퍼의 사명입니다.”

내년 4월 분양 예정인 서울 강동구 고덕동 주거복합시설 조감도.
내년 4월 분양 예정인 서울 강동구 고덕동 주거복합시설 조감도.
 최 회장이 밝힌 성공 비결은 단순 명료했다. 이왕 하는 것이라면 최고 명품을 제대로 만들자는 것. 그러한 고집으로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4개 설계회사를 모아 TF를 꾸렸다. 최 회장의 주도로 최대한 입주민의 편익을 고려한 구조와 기능적 측면 모두를 충족시키는 걸작을 짓는 데 주력했다. 또 화재나 지진 등의 안전 기준치마저도 모두 초과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그렇게 명품 ‘두산위브더제니스’은 탄생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평생 함께 갈 상생의 사업 파트너도 생겼다. 2003년 ‘해운대 두산위브포세이돈’으로 인연을 맺은 두산건설이다. 당시 두산건설은 내놓을 것 없던 조그만 건설사의 잠재력을 간파하고 기꺼이 시공을 맡았다. 시행사와 시공사, 두 회사가 믿는 ‘신뢰의 힘’은 기대 이상으로 컸다. ‘신뢰로 한 번 맺은 인연은 끝까지 간다’는 신조를 가진 최 회장은 이후에도 두산건설과 각별한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이후 명지지구에 분양한 1256가구 규모의 ‘명지 두산위브포세이돈’ 아파트도 큰 성공을 거뒀다.

 전체 외형에만 2조 원이 넘게 들어가고 지금까지 연인원 140만 명에 달하는 고용효과를 거둔 두산위브더제니스는 2014년 보란 듯이 결실을 거뒀다.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세계적 권위의 디자인상인 레드닷(Red-Dot) 본상을 수상한 것이다. 주거용 건축물로는 처음으로 이 분야 수상작으로 선정된 것이다. 레드닷 디자인상은 iF디자인상, IDEA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힌다. 당시 심사위원 40여 명은 외관, 조경, 조명, 실내 인테리어, 안전성 등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연꽃을 모티브로 설계된 두산위브더제니스는 파도를 형상화한 곡선형 외관과 실내에서 바다를 편히 볼 수 있게 만들어졌다.

 
300m에 달하는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 전경.
300m에 달하는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 전경.

‘뚫고 나가라’… 불황 속 신사업 가속

 대원플러스건설은 현재 우리나라 1호 해수욕장인 송도해수욕장에 송도 해상케이블카 건설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동편 송림공원에서 서편 암남공원까지 약 1.62km 구간을 잇는 이 사업은 28년 만에 복원되는 프로젝트다. 과거 약 420m 구간을 운행했던 옛 해상케이블카와 비교하면 운행 거리가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케이블카의 높이는 수면으로부터 86m 지점이며 8인승짜리 캐빈(곤돌라) 39대가 설치된다. 국내 최초로 해상지주를 통과하는 해상케이블카로 부산 해양관광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초 시작한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5월 케이블카가 바다 위를 운행한다. 수도권에서는 전형적인 주거지로 평가받는 강동구 고덕동 주거복합시설 프로젝트가 주목할 만하다. 1만5900m²(약 4810평)의 대지에 지상 36층 규모의 주거복합시설이 들어선다. 공동주택과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 용도로 지어지며 내년 4월 분양할 예정이다. 공동주택 605가구와 오피스텔 122실이 들어선다. 공동주택은 59형, 84형 두 가지 타입을 선택할 수 있다.

 최 회장은 안으로는 꼼꼼한 내실 경영을, 대외적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사회공헌 활동을 묵묵히 전개하고 있다. 2012년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일대에 설치한 ‘사랑의 쌀독’이 대표적이다. 독에는 항상 쌀이 가득 채워져 있고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마음껏 쌀을 퍼갈 수 있다. 그는 나눔은 기업가의 당연한 의무라고 여기며 꾸준히 지역사회발전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한편 대원플러스건설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묻자 최 회장은 “자신의 업무에만 한계를 짓지 않고 ‘일당백’ 업무를 소화하는 직원들의 저력일 것”이라며 “임직원 모두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오늘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디벨로퍼로서의 자부심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해운대#제니스#두산위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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