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뛰니 원유투자상품 눈에 띄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6일 03시 00분


OPEC 감산 합의후 가파른 상승세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8년 만에 감산을 결정하자 국제 유가가 50달러 선을 넘어 연중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내년에도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눈길이 원유 관련 투자 상품으로 향하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종가는 올해 최고 수준인 배럴당 51.68달러로 마감했다. 국제 유가는 OPEC이 감산 합의를 발표한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9.3% 뛰어올랐고,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멈추지 않았다. 사흘간 상승폭은 14.2%에 이른다. 영국 런던 국제상품거래소(ICE)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도 같은 기간 17.4% 상승해 연중 최고치인 배럴당 54.46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 유가가 추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OPEC은 회담 직후 내년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55∼60달러로 내놓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원자재 전문가들이 내년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55∼70달러 선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산유국과 세계 경제 모두에 도움이 되는 ‘스위트 스폿(sweet spot)’인 배럴당 60달러 선까지 유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수적으로 봐도 내년 국제 유가는 배럴당 55달러 이상에서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상승세로 원유에 투자하는 상품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유가 관련 상장지수증권(ETN),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대표적인 관련 상품이다. 특히 유가 상승률의 2배를 수익으로 주는 레버리지 상품들이 유가 급등세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OPEC의 감산 합의 소식이 전해진 뒤 2거래일 동안 ‘신한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은 21.7%, ‘대우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은 22.7% 상승했다. ETF 중 가장 거래량이 많은 ‘미래에셋 TIGER 원유 선물 ETF’는 같은 기간 6.2% 올랐다.

 원유에 투자하는 파생결합증권(DLS)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DLS는 기초자산이 계약 시점보다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만기 때 약속된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올해 초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떨어지며 대규모 손실 우려가 제기됐으나 유가가 다시 꾸준히 상승해 걱정을 덜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다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정유업종 등 유가 상승 수혜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다만 한국 증시의 느린 회복세에 발목이 잡혀 상승폭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OPEC의 감산 합의 후 이틀 동안 에쓰오일(2.97%), GS(0.55%)가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SK이노베이션(―0.33%)은 오히려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유가 상승폭이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유가 상승에 맞춰 미국이 셰일 오일 생산을 늘리면 OPEC의 감산 조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감산 기간이 6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에 산유국들이 실제 감산에 나서는지, 감산 조치가 연장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유국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보며 대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기름#유가#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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