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라고 내세울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갖고 있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10년 넘게 부동의 ‘세계 1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회사가 하나 있다. 심지어 경영 활동에 대한 다양한 규제와 제약을 받고 있는 공기업들 중 하나가 그 주인공이다. 바로 인천공항공사다.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 11년 연속 1위에 빛나는 인천공항공사가 최신 경영 전략으로 각광받는 CSV(공유가치창출)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제3회 CSV 포터상 ‘상생성’ 부문 수상기업으로 선정된 것이다.
세계 1위 공항 서비스 기업, 상생을 모색하다
인천공항공사가 2016년 CSV 포터상을 받게 된 데에는 2015년부터 추진해 온 일자리 창출 노력과 ‘개방형 혁신 플랫폼’을 통한 신규사업 발굴 프로젝트 ‘Service Up Start Up’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5년 공항공사는 지역사회 문제 중 핵심이 ‘일자리 부족’이라고 판단하고 인천공항 인근 주민과 기업가, 단체 등과의 협업을 통해 인천공항의 서비스의 다양성과 질을 높이고 지역사회 유망 기업에 도움을 주는 CSV 계획을 수립했다. 공항 인근 지역에서 일자리가 창출되는 동시에 공항에서의 서비스가 향상된다면 그것이 곧 ‘CSV의 정석’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처음에는 평범한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기획됐지만 ‘일자리창출 방안 연구’를 심도 있게 진행하다 보니 공항 서비스 향상 및 성과 개선과 연결시킬 수 있는 지점이 보였다”며 “곧바로 전략적으로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해 대표적인 CSV 전략으로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공항은 그 자체로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공항 자체를 ‘개방형 혁신의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게 이 전략의 핵심이었다. 외부기업, 지역사회단체 등으로부터 ‘경진대회’ 등의 형식을 통해 혁신 아이디어를 제공받고 공항공사는 ‘엑셀러레이터’의 역할을 하며 공사가 가진 자원과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 이 과정에서 공항과 공항 인근 지역의 상생과 ‘윈윈’이 이뤄졌고 지난 2년간 공항을 포함해 지역 내 100개가 넘는 일자리가 창출됐다.
CSV 성공의 모범사례 ‘세이너스타’의 탄생
인천공항공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CSV 프로젝트 ‘Service Up Start Up’이 만들어 낸 성과 중 단연 돋보이는 건 ‘세이너스타’ 사업이다. 세계 공항 중 처음으로 도입된 신개념 O2O(Online to Offline) 의류공유 서비스다. 우리나라에 도착한 외국인 여행객에게 방문기간 동안 의류를 대여해 주는 것으로, 열대기후 지역에서 오는 겨울 여행객은 겨울철 옷을 공항에서 빌려 입을 수 있다. 기후 차이에서 오는 여행객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서비스다.
한국으로 출발하기 전 여행객이 세이너스타의 온라인 사이트(www.seinustar.com)에 접속해 한국 날씨를 확인하고 원하는 의상과 사이즈, 대여기간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여객터미널 1층 13번 출입문 부근에 위치한 71번 카운터에서 의상을 찾아가고 다시 출국할 때 동일한 장소에 반납하면 된다.
이 서비스는 ‘Service Up Start Up’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스마일베너시스템이라는 회사가 ‘공항의 공간을 활용하면서 동시에 공항의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일자리도 창출하는 비즈니스’로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공항공사가 이를 지원하면서 시작됐다. 공기업은 기본적으로 ‘공공성’을 중시하며 ‘공익’을 제공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특징이 오히려 공유가치창출과 같은 전략은 ‘남의 일’ 혹은 ‘민간기업의 일’이라고 생각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공기업이 CSV 전략을 활용하면 더 높은 성과는 물론이고 사회적 가치까지 창출할 수 있다. 인천공항공사의 남다른 시도와 성과는 CSV 활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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