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조직을 변화시키는 최고의 리더십은 ‘겸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7일 03시 00분


 겸손함에 대한 동양과 서양의 정의는 다르다. 국어사전에 소개된 ‘겸손’의 뜻은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다. 그러나 영영사전에서 찾아보면 ‘자신의 중요성을 낮춰 보는 것’ 정도로 해석된다. 과연 서양에서 말하는 겸손함과 아시아에서 이야기하는 겸손함은 이질적인 것일까. 또 조직에서 리더의 겸손함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탈리아, 싱가포르, 미국의 대학교수 5인으로 이뤄진 연구팀은 ‘아시아의 용광로’라 불리는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서비스업, 제조업, 정부 부처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여러 직급과 인종으로 이뤄진 싱가포르 직장인 총 25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싱가포르 사람들은 겸손한 리더의 행동 특성을 9가지로 분류했다. 첫째, 명확한 자아 인식이다. 싱가포르 사람들은 리더 스스로 무엇에 강점이 있고, 무엇에 취약한지 분명히 알고 있으며 자신의 한계점을 숨기지 않고 인정하는 것을 리더의 겸손함으로 꼽았다. 둘째, 구성원들이 이룩한 성과에 대해 적합한 칭찬과 보상을 하는 것 역시 고유의 특성으로 꼽혔다. 셋째는 자기 성장을 위한 학습능력이었다. 겸손한 리더는 조직 구성원들의 피드백을 부정적이거나 감정적으로 듣지 않고 부하 직원에게도 배울 점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배우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인식됐다. 넷째, 솔선수범이다. 작은 일도 스스로 하는 ‘실천형 리더’를 자임하는 것도 겸손한 리더의 특징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조직 성과의 공을 조직 구성원들에게 돌리는 것, 희생적인 협업 자세, 공감 능력, 상호 존중과 공명정대 등도 겸손한 리더의 행동 특성으로 소개됐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를 집필한 베스트셀러 작가 짐 콜린스는 비길 데 없는 겸손함과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후계자들이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하는 것을 최고의 리더십으로 봤다. 그의 주장은 아시아의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한 이 연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겸손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우리 인간사의 필수 덕목이라는 방증일 것이다.

김창희 싱가포르 국립 리퍼블릭 폴리테크닉대 교수 kim-chang-hee@rp.edu.sg
#경영의 지혜#경영#리더#리더십#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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