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EO]‘공학적 가치투자’ 창시… 전문가 자문에서 개인투자자 멘토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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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Data)는 직관보다 안전하며 직관을 앞서갑니다. 기존의 가치투자와는 차별화된 ‘공학적 가치투자’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과 고객사의 자산 증식을 돕고 있습니다.”

 구본상 앤드비욘드투자자문(www.abcm.co.kr) 대표는 요즘 투자자문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CEO다.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과 결합된 ‘공학적 가치투자’라는 독특한 투자자문시스템을 개발해 기존의 전통적인 가치투자를 새롭게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학적 가치투자란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계된 공학모델에 의해 투자 종목이 결정되는 것을 말한다. 즉 인공지능(AI)을 적용한 투자전략으로, 사람의 경험과 직관을 철저히 배재하고 오직 데이터만을 활용해 고객의 자산을 증식하는 선진화된 투자자문 서비스다.



가치투자의 단점 보완한 혁신적인 시도


 투자자문 분야는 지금까지 트레이더와 분석가의 경험과 직관에 의해 상당부분 투자 종목이 결정돼 왔다. 공학적 가치투자는 투자자의 경험과 직관보다는 데이터에 기반을 둔 것으로, 소수종목 위주의 장기투자만을 강조하던 기존 가치투자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어서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앤드비욘드투자자문은 데이터 분석과 알고리즘에 기반을 둔 공학적 가치투자를 추구하며 기업 자료를 분석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투자자문사다. 과거 10년간 상장된 2800여 개 기업의 재무데이터와 시장데이터를 분석해 투자자들의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금융대학원을 거쳐 연세대 공대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구 대표와 KAIST와 로체스터대 출신의 신주호 이사가 규합해 창업했다.

 앤드비욘드는 금융기관이 자금을 위탁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2011년 설립 이후 지난 6년간 은행과 증권사, 조합, 상장기업 등 전문가 집단의 자산을 직접 운용하며 자문 및 일임운용 전문 금융기업으로 성장해왔다. 지금까지 경남은행, 산림조합, 경남대, 수협중앙회, 미래에셋대우증권 등의 자산을 운용해왔다. 지난해에는 하나금융투자, 올해는 미래에셋증권 국내 8개의 제휴 투자자문사에 선정됐다. 또 지난해 런칭한 카카오증권 톱 11 투자자문사로 선정되며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로봇(Robot)과 어드바이저(Adviser)의 합성어인 ‘로보어드바이저’가 가능한 투자자문사로도 이름이 높다. 이 회사는 공학적인 가치투자를 내세워 빅 데이터 활용에 중점을 둔 로보어드바이저 ‘리치로보’를 만들었다. 로봇이 오를만한 주식 종목만 콕콕 집어주는 서비스다. 컴퓨터 알고리즘(연산 방식)을 활용해 개인의 자산운용을 자문하고 관리해준다.

 최근에는 정통 금융기관의 모바일 기반 온라인 투자자문 서비스 ‘거장들의 투자공식(이하 거투공)’을 출시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로지 개인투자자만을 위해 개발된 거투공은 스토리 기반의 모바일 중심 온라인 투자 멘토링 서비스다. 세계적인 투자 거장들의 투자공식과 전략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이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구현해 접근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거투공은 투자 거장들의 전략들을 가치투자, 성장투자, 계량분석투자로 명확히 구분해 본인의 성향에 맞는 투자 스타일과 매칭시켜 준다. 살아있는 가치투자의 전설 이철용 씨와 암호해독가 출신의 계량투자가 알렉산드르 드미트리, 앤드루 웨인(가치투자), 피터그로스와 리처드 테일러(성장투자), 그리고 마법공식의 창시자 해리 브라잇슨까지 6인의 투자 아이디어를 공식으로 만들어 포트폴리오 설계에 적용한다. 벤자민 그레이엄, 존네프, 피터린치, 조셉 피오트로스키 등 세계적인 투자 거장들의 국내외 주요 논문 및 저서 150여 권을 분석하는 등 총 개발기간만 3년이 걸린 이 앱은 이들의 위대한 투자전략을 국내시장에 맞게 최적화시켜 공식으로 만들었다. 특히 이런 투자 전략을 앤드비욘드만의 가상 캐릭터에 녹여내며 거장들의 재미있고 기인적인 생애를 함께 담아 재미와 몰입도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구본상 대표
구본상 대표


B2B에서 B2C로…“금융 한류 앞장설 것”

 거투공은 기존 고액 투자자나 기관 투자자에게만 제공되던 투자자문 서비스를 금융 당국의 규제 완화에 맞추어 소액 자산가 및 개인투자자에게까지 확대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포트폴리오 설계, 종목 추천과 같은 서비스를 이제 개인 소액 투자자들도 온라인으로 손쉽게 제공받을 길이 열린 셈이다. 이는 앤드비욘드가 ‘기업 간 거래(B2B)’ 비즈니스에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전환하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을 자문하는 전문가그룹’에서 이제는 ‘개인투자자의 신실한 멘토’로 변신할 채비를 마친 것이다. 현재 안드로이드 버전에서 본격 서비스되고 있는 거투공은 투자에 있어 전문성이 부족한 개인투자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 대표는 “개인투자자들은 정보력이 약하고 대체적으로 전문성도 부족한 데다 트레이딩에 있어서 체계성도 부족하다”며 “거투공은 철저히 개인투자자의 입장에서 ‘편안하고 원칙 있는 투자’를 돕겠다는 목적으로 서비스와 시스템이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거투공은 실제로 매매 횟수가 적은 편안한 투자를 추구한다. 거장이 설계한 포트폴리오를 매월 보내주기 때문에 매일 주식을 들여다보기 힘든 직장인들에게도 적합하다. 이외에도 거투공은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상장사 전 종목의 주요 지표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The Real Report’를 추가요금 없이 제공하고 있다.

 앤드비욘드는 탁월한 투자자문 실력을 이미 검증받았지만, 합리적이고 사려 깊은 나눔 경영으로도 귀감이 되고 있다. 회사 첫 매출이 발생한 시점부터 해마다 어린이를 후원하는 사회적인 기금을 늘리는 모습이 주목받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 역시 사회적인 기여와 관련돼 있다. 유독 사회적 기업을 찾기 힘든 금융업계에서 사회적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고, 지금껏 해온 것처럼 매년 사회적 기금을 늘려가며 나눔을 실천할 계획이다.

 전 세계 ‘금융 한류’를 구축한다는 원대한 꿈도 가졌다. ‘K-금융’하면 앤드비욘드를 떠올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인 새로운 금융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금융 한류를 주도하기 위해 묵묵히 활동 반경도 넓히고 있다. 앤드비욘드는 11월 8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KOTRA가 주관하는 ‘스마트 코리아 포럼 인 저팬(Smart Korea Forum in Japan) 2016’에 초청받아 금융투자 관련 강연을 통해 경쟁력을 널리 알리는 등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앤드비욘드투자자문#구본상#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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