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EO]다품종·중저가… SPA로 가방업계 공식 바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2일 03시 00분


델라스텔라

 이달 5일 오전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평일인데도 이곳에 있는 한 가방 SPA브랜드 매장은 20∼40대 여성 고객들로 북적였다. 이곳에서 만난 30대 여성 김모 씨는 “독특하고 고급스러운 소재의 가방인데도 ‘가성비’가 좋아 맘에 쏙 들었다”며 “명품 가방도 갖고 있지만 항상 들고 다니기 부담스러워 10만 원 안팎의 중저가 백을 추가로 구매했다”고 말했다.

 패션 유통가에 제조·직매형 의류(SPA)의 운영 방식을 도입한 토종 가방 브랜드의 질주가 매섭다. 가방 가격의 거품을 쏙 뺀 이 브랜드는 델라스텔라(www.dellastella.co.kr). 핸드백 업계의 SPA라 불리며 최근 백화점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가방 브랜드다.



거품 쏙 뺀 5∼10만 원대 핸드백 인기

 올 8월부터 롯데백화점 노원점과 분당, 안양, 잠실, 영등포, 수원, 부산본점 등에 팝업스토어와 정상 매장을 오픈했는데, 매출이 가히 폭발적이다. 노원점은 3일간의 팝업 행사에서 1억5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지금까지 꾸준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델라스텔라는 최근 롯데백화점 엘큐브 가로수길점 2층에도 매장을 열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달에도 영등포점을 비롯해 잠실, 분당 등 5개 점포와 노원, 안양, 대전, 대구 롯데 매장에서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델라스텔라는 SPA처럼 △다품종 소량 생산 △빠른 상품 교체 △중저가 전략 등을 통해 고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수시로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가격은 저렴하게 매기는 SPA의 다품종·저가 전략을 가방에 적용한 것이다. 다양한 색상과 소재, 의상과 코디를 고려하고 평소에 부담 없이 들고 다니는 데일리 백을 여러 개 구비해 두는 20∼40대 여성들이 타깃이다. 소재와 크기에 따라 5만∼10만 원대 핸드백이 다양하다.

 이 회사는 별다른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고 있음에도 실용적 가방을 앞세워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델라스텔라가 팽창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상품 그 자체다. 싼 가격의, 괜찮은 품질의,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을 대량으로 쏟아낸다.

 진혜련 대표는 “2006년 상대적으로 트렌디 한 가방 브랜드가 적던 시기에 대중적이면서도 패셔너블한 가방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며 “유행보다 개성을 좇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재구매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델라스텔라 영등포점
델라스텔라 영등포점

남성 가방으로 영토 확장… 내년 200억 매출 도전


 진 대표는 과거 신발 유통 일을 시작하면서 가죽에 대한 안목을 키웠다. 그는 2000년대 중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무작정 중국으로 날아가 유통라인을 개척했다. 처음엔 온라인 위주로 판매를 시작했지만, 주문 수량이 늘어나면서 유통 채널을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직원에게 느끼는 고충도 많았지만 조력자 하나 없이 직접 발로 뛰며 무사히 안착할 수 있었다.

 중국 내 자체 샘플실과 공장에서는 트렌드를 재빠르게 읽어내고 매주 최소 4개 이상의 신제품을 선보여 지금의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고객들이 델라스텔라를 선호하는 이유는 고가 제품과 품질 차이가 거의 없는 데다 굳이 비싼 제품을 사지 않아도 만족감이 크기 때문이다. 또 색깔이나 디자인 등 제품 및 종류가 다양한 것도 잘 팔려 나가는 이유다.

 진 대표는 “여성 소비자 중심인 기존 가방 매장과 달리 다음 시즌에는 남성용 제품을 선보여 2040 남녀 커플이 함께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브랜드로 차별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
#델라스텔라#가방#핸드백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