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車수출 2년연속 ‘후진 기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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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이후 처음

 한국의 자동차 수출이 2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올해는 감소폭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는 반도체에 이어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두 번째로 큰 품목이다.

 1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11월 한국 자동차의 수출액은 360억7000만 달러(약 42조2019억 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4억3000만 달러보다 약 12.9% 줄어든 것이다. 이번 달 국산차의 해외 판매가 다소 회복되더라도 지난해 수출액인 457억9400만 달러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부터 이미 하락세를 보였다. 2014년 489억24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엔 약 6.4% 하락했다. 자동차 수출이 2년 연속 감소한 것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자동차 수출액은 2008년 전년 대비 6.0%, 2009년엔 27.5%가 감소했으나 2010년 39.4% 급증한 354억1100만 달러를 보이며 반등한 바 있다.

 수출차량 대수도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 1∼11월 국산차의 수출대수는 232만6139대다. 2012년 317만634대로 최고치를 나타낸 수출차량 대수는 2014년 306만3204대, 지난해 297만6493대를 기록하며 차츰 줄고 있다.

 올해 자동차 수출이 이처럼 크게 감소한 것은 글로벌 경기가 악화하며 자동차 수요가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최대 완성차업체인 현대·기아자동차가 장기간 파업을 벌이며 생산에 차질을 빚었던 것도 영향을 줬다.

 그동안 강국으로 자부해 왔던 한국 자동차업계에는 올해 들어 여러 차례 적신호가 켜졌다. 2015년부터 글로벌 5위를 유지했던 자동차 생산량이 올해 처음 인도에 뒤져 6위로 밀려났다. 올해 1∼7월 자동차 누적생산량 255만1937대를 기록해 인도(257만5311대)에 뒤처졌다. 올해 상반기(1∼6월) 유지됐던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종료되면서 하반기(7∼12월) 내수 시장도 위축됐다.

 반면 자동차 수입액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11월 누적 자동차 수입액은 89억1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86억4100만 달러에 비해 3.2% 늘어났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자동차 수입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자동차 수입액은 2014년 91억1800만 달러, 지난해 107억84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증가세에 있기 때문이다.

 올해 1∼11월 국내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총 20만516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1만9534대)보다 6.5% 줄었다. 판매 대수가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배출가스 소프트웨어와 인증 서류 조작 등으로 논란이 된 아우디, 폴크스바겐이 주력 디젤 모델의 판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자동차 수입액이 증가한 것은 고가의 프리미엄 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입차가 판매 대수는 줄었지만 액수에서 늘었다는 것은 고급차 시장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국내 자동차 업체들도 판매 대수 증가와 점유율 확대만을 신경 쓸 것이 아니라 고급차 수요에 면밀하게 대응하는 전략을 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자동차#수출#하락세#감소#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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