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해운동맹 ‘반쪽 가입’… 업계 “경영정상화 차질 불가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2일 03시 00분


‘2M’과 낮은 수준의 협력에 그쳐… 현대 “선복량 20%늘어 여건 개선”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국내 유일의 국적 선사가 된 현대상선이 글로벌 해운동맹 ‘2M’과 낮은 수준의 협력을 맺는 데 그쳤다. 2M 가입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려 한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11일 현대상선은 2M과 선복(선박의 화물 적재공간) 교환, 선박 매입을 하는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기로 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2M은 전 세계 해상 화물의 36.6%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해운동맹으로 세계 1위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 2위인 스위스의 MSC 등이 포함돼 있다.

 현대상선은 내년 4월부터 2M 동맹 선사들이 운영하는 선박의 빈 공간을 나눠 쓰거나 구매해 쓰는 방식으로 협력하게 된다. 이번 2M과의 계약은 3년이다.

 긴밀한 수준의 해운동맹은 선사끼리 비용과 수익까지 나누지만 현대상선이 맺은 선복 교환, 선박 매입은 가장 낮은 단계의 협력으로 평가받는다. 해운업계에서는 ‘부분 동맹’ 수준으로 받아들여진다. 현대상선은 그간 2M과 이보다 높은 동맹 수준인 선박공유협정(VSA)을 맺기 위해 협상을 벌여 왔다.

 이번 협상 타결은 사실상 ‘반쪽짜리 가입’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해운업계에서는 2M이 당초 현대상선과 동맹을 맺어 미주노선 점유율을 끌어올리려고 했지만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화주들이 2M 선사로 일감을 맡기면서 굳이 현대상선을 가입시킬 필요성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은 “보유 선박수, 재무 상태, 수익성 등 모든 면에서 상대적으로 협상 열위에 있는 상황에서 실리에 방점을 두고 얻어낸 최선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대상선에 할당된 선복량은 기존에 현대상선이 가입돼 있던 ‘G6’ 동맹 때보다 약 20% 증가한 규모여서 안정적인 수익성 개선 기반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현대상선#해운동맹#현대#2m#선복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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