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가 미래다]중기청, 성과공유 기업 12곳 선정
5년마다 4주 유급휴가 보내고 고졸사원 대학등록금 지급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19세에 입사한 젊은 직원들에게 말합니다. 회사가 도울 테니 서른 살까지 종잣돈 1억 원 모으고, 마흔 살까지 석사학위 따고, 예순 살까지 10억 원 모으겠다는 목표를 세우라고요.”
공장자동화기기 제조업체 ㈜대호테크의 정영화 대표(58)는 자신을 고졸의 ‘흙수저’ 출신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흙수저라고 좌절하지 말고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직원들에게 주는 게 경영철학”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 전 직원 60여 명에게 성과급·직무발명 보상금으로 총 38억 원을 지급했다. 기술개발에 앞장선 직원들은 1인당 2억∼3억 원을 두둑하게 받았고 18명은 학비 전액을 회사가 대줬다. 정 대표는 “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직원들과 나누면서 업무 효율이 올라 올해 처음으로 1000억 원대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력난은 중소기업의 고질적인 문제다. 우수한 인력들이 처우가 낮은 중소기업을 외면하면서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직원 처우는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대·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도 갈수록 벌어져 중소기업 근로자 월 평균 임금은 대기업의 61.6% 수준인 317만 원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 인력난의 해법으로 ‘미래성과공유제’를 꼽고 있다. 당장은 회사가 힘들어 많은 보상을 해 주지 못하더라도 향후 회사가 성장해 이익이 나면 반드시 나누겠다고 노사가 근로계약 등으로 약속하는 제도다. 13일 중소기업청은 이 같은 기업 경영을 앞장서 실천하고 있는 기업인 12명을 ‘미래를 이끌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선정했다.
유압브레이커 제조업체 대모엔지니어링은 회사가 목표 이익을 달성했을 때 월급여의 500%를 성과급으로 주고 직원 개인별로 ‘성과공유 협약서’를 맺어 이행했다. 그 결과 직원 이직률이 5% 밑으로 떨어졌다. 중소기업의 평균 이직률은 10%를 웃돈다.
공학기술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마이다스아이티도 직원들에게 5년마다 4주 유급휴가를 주고 매달 가족과 함께 호텔급 식사를 하도록 쿠폰을 주는 등의 복지제도를 갖추고 있다. 근로 처우가 대기업 못지않은 ‘알짜 중소기업’으로 알려져 인재들이 몰리면서 최근 신입사원 입사 경쟁률이 500 대 1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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