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감동경영]‘친환경 인증’ 믿고 고를 수 있게 꼼꼼히 챙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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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부, 상습 위반 땐 재인증 제한
소비자단체 명예감시원제 운영
“직불제 개선-유통조직 대형화로
시장 규모 2020년까지 2조 원으로”

 위 두 사례는 친환경 농산물 시장의 가능성과 한계를 보여 준다. 소비자들은 이왕이면 몸에 좋은 식품을 먹고 싶지만,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게 현실이다. 친환경 농산물 재배면적과 농가 수가 줄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부실 인증에 대한 소비자 신뢰 저하, 판로 개척의 어려움 등이 중첩돼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소비자 신뢰 제고가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친환경 인증 제도를 대폭 뜯어고쳤다. 여기에 직불제 개선, 유통조직 대형화 등을 더해 2020년까지 친환경 농산물 시장 규모를 2조 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인증 관련 제도를 대폭 정비했다. 충남 아산의 농업회사법인 제이에스가 마련한 유기농 체험 행사에 참가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자신들이 수확한 무농약 고추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농림축산식품부는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인증 관련 제도를 대폭 정비했다. 충남 아산의 농업회사법인 제이에스가 마련한 유기농 체험 행사에 참가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자신들이 수확한 무농약 고추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친환경 인증, 믿고 고를 수 있게 바꿨다


 이달 초 개정·공포된 ‘친환경 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친환경 인증 기준을 상습 위반하면 2년간 재인증을 신청하지 못한다. 기존에는 1년이었다. ‘가짜 친환경 농식품’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부실하게 인증심사를 한 인증심사원과 인증기관은 자격 취소와 함께 3년 간 자격 재취득을 제한한다. 종전 제한 기간은 2년이었다. 또 소비자단체 등으로 구성된 명예감시원제를 운영한다. 인증 기준을 위반한 인증품에 대한 회수·폐기 규정도 신설됐다.

 친환경 인증 심사기능도 현재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민간 인증기관(69곳)으로 이원화돼 있지만 내년 6월부터는 민간으로 전면 이양한다. 정부는 인증기관에 대한 관리 및 감독 업무에만 집중한다.

 김인중 농식품부 창조농식품정책관은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정부의 인증 관리 강화뿐 아니라 인증 농가가 인증 기준을 성실히 실천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친환경 농업 직불제 개선 △유기농업자재 지원 확대 △온라인·직거래·로컬푸드 등 신유통채널 확충 △생산·가공·외식·수출 연계 강화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민에겐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농촌에는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소득 증대를 유도할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인증 관련 제도를 대폭 정비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마련된 친환경 농산물 매장에서 고객들이 유기농 상추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농림축산식품부는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인증 관련 제도를 대폭 정비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마련된 친환경 농산물 매장에서 고객들이 유기농 상추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6차 산업의 꿈, 친환경서 찾다


 농업인들은 실제로 친환경 농산물에서 새 부가가치를 발견하고 있다.

 영농조합법인 엔자임팜의 김주호 대표는 원래 반도체 엔지니어였다. 폐섬유화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린 어머니와 아토피로 고생하는 딸을 위해 전남 고흥으로 귀농해 2012년 회사를 세웠다. 그는 딸이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식품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유기농에 몰두했다. 그 결과 유기농 석류진액, 오곡 곡물당 등을 개발해 상품화했다. 연간 매출액은 약 2억 원. 김 대표가 만든 무설탕 잼은 딸이 다니는 학교에도 공급되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로 수출 기업이 된 경우도 있다. 충남 태안군의 농업회사법인 담채원은 유기농 김치인 ‘채가미 김치’를 생산한다. 학교 급식에 이어 중국과 영국에서도 납품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그 덕분에 지난해 매출이 1년 전보다 50% 늘어난 15억 원에 이른다. 박대곤 대표는 “‘착한 재료’로 만든 김치로 한류 문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이쿱생협은 홍콩에 매장을 내고 현미 등 1차 농수산물을 물론 과자, 음료 등 유기가공식품을 팔고 있다.

 친환경 농가들은 농장 체험, 유기농 외식산업 진출 등을 통해 6차 산업(1, 2, 3차 산업의 융복합)으로 발전하고 있다. 정경석 농식품부 친환경농업과장은 “친환경 농업 육성을 위해 가공·외식·수출 등으로 산업의 영역을 확장해 친환경 농산물 수요가 생산을 견인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농림부#친환경#유기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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